[전기신문 나지운 기자] 나기자님, 하나만 물어봅시다. 왜 이렇게 요즘 젊은 친구들은 끈기가 없습니까?

이 질문은 기자가 2년 전 철강을 전문으로 다루는 한 전문건설사에 취재를 갔을 때 들었던 질문이다. 겉보기에 젊어 보이는 나를 보고서 담배를 피던 부사장이 던진 질문이었다. 당시 기자는 ‘전기신문’이 아닌 종합·전문건설사를 취재하는 다른 신문사에 재직중이었다. 말인즉슨 마음에 드는 신입 직원을 뽑기도 어렵거니와 기껏 채용을 해도 몇 년 되지 않아 그만둬버린다는 것이다.

당시 청년 인력의 채용 문제는 전문건설업계에서 큰 문제였다. 기술자 평균 연령은 갈수록 높아지는데 신규 인력 유입은 갈수록 줄어들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발생한 문제지만 해를 거듭해도 사정은 나이지지 않았다.

종합건설사도 사정은 비슷했다. 시공능력평가액 10위권 내의 손에 꼽히는 대기업 수준의 건설사가 아니고서야 인력난은 마찬가지다. 사실 10위권 내 건설사들도 청년층 퇴직은 적지 않다.

이후 기자는 둥지를 옮겼고, 지금은 전기공사업 등록업체 대표들을 만나고 다닌다. 그런데 인력 관련해서 하는 말은 전 직장과 별반 다르지 않다. 뾰족한 해결 방안을 못 찾고 있는 점 또한 비슷하다.

직업에 대한 만족은 물질적인 만족과 정신적인 만족 둘로 나뉜다. 물질적인 만족은 급여라는 수치화된 평가 지표가 있다. 그런데 타 산업군과 비교했을 때 종합·전문건설업과 전기공사업 모두 급여는 결코 적지 않다. 청년 인재들이 건설산업을 기피하는 게 급여 때문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청년들은 미래에 자신이 얻을 행복만큼이나 현재의 행복도 중시한다. 경력이 쌓이고 높은 급여를 받을 미래도 중요하지만 적은 급여라도 만족할 수 있는 당장의 무엇이 필요한 셈이다. 이는 정신적인 만족도가 채워준다. 그건 자신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일 수도 있고, 워라밸일 수도 있고, 합리적인 사내문화일 수도 있다.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려면 젊은 친구들과 대화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나는 그 부사장의 질문에 그저 허허 웃으면서 별다른 대답은 하지 않았다.

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지금 그 회사는 어떨까. 저력이 있는 회사이니 당연히 잘 굴러갈거다.

부디 끈기 있는 친구를 만나서 잘 키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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