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NFT 연계 콘텐츠 밸류체인 생성
ESG 공시 단계적 의무화로 성장 가속화 기대
P2E 사행성 조장, ESG 관련 엇갈린 평가 등 해결할 과제도

넷마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이미지.
넷마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이미지.

[전기신문 강수진 기자]지난해에 이어 올 한해 산업 전반을 뜨겁게 달굴 키워드도 단연 ‘메타버스(Metaverse), 대체불가토큰(NFT),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다.

특히 게임업계를 필두로 관련분야 기술개발 및 투자가 이뤄지면서 그야말로 게임 산업의 빅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올해 핵심 키워드와 관련된 게임 산업의 현황과 전망 등 게임업계 흐름을 짚어봤다.

◆메타버스·NFT 시대 문 열린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각인되며 국내 게임 시장에서 다양한 형태로 선보여지고 있다.

그중 넷마블은 메타버스 시장 선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선두경쟁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넷마블은 이른바 ‘VR 아이돌’을 탄생시켰다.

지난해 8월 넷마블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분 100%를 출자해 메타버스 콘텐츠를 제작하는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 및 버츄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게임과 연계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과 서비스 사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서우원 대표는 “게임과 연계한 메타 아이돌, 메타 월드 등의 다양한 콘텐츠로 새로운 메타버스 세계를 창출하기 위해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게 됐다. 글로벌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넷마블에프앤씨는 메타버스 월드를 구현할 VFX 연구소를 광명역 인근에 구축한다. 올 상반기 준공 예정인 VFX 연구소는 단일 모션캡처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메타휴먼 제작 및 메타버스 구현 등이 가능한 메타버스 신기술의 요람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펄어비스 신작 도깨비 속 이미지.
펄어비스 신작 도깨비 속 이미지.
펄어비스는 해외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손을 맞잡았다. 지난해 북미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퍼리얼’에 3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하이퍼리얼은 A급 인지도를 가진 유명인을 기반으로 한 초현실적인 디지털 아바타 ‘하이퍼모델’ 제작사다.

최근 폴 매카트니가 젊은 시절 모습으로 등장한 뮤직비디오 ‘Find My Way’, 소니와 협업한 매디슨 비어의 가상 콘서트에 이 아바타 기술이 사용됐다. 현지 미디어와 업계에서는 실제 인물과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사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펄어비스는 신작 ‘도깨비(DokeV)’에도 메타버스 세상을 구현했다. 지난 8월 유럽 최대 게임쇼인 ‘게임스컴(Gamescom) 2021’에 게임 트레일러가 공개된 바 있고, 특히 가상세계에서도 친숙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한국적인 요소를 넣어 눈길을 끌었다.

컴투스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의 월드 콘셉트 오버뷰 영상.
컴투스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의 월드 콘셉트 오버뷰 영상.
컴투스는 자체 개발 중인 ‘컴투버스(Com2Verse)’로 메타버스 시대의 문을 열었다.

컴투버스는 현실에서의 삶을 온라인상에 그대로 구현하는 거대한 ‘올인원 미러월드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컴투스는 올 하반기 2500명 규모의 그룹사 전체를 컴투버스로 입주시키고, 향후 대규모 기업들의 입주를 유도해 하나의 메타버스 도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12월 공개된 컴투버스 관련 영상에는 이용자가 활동과 성과에 따라 토큰 보상을 획득하는 모습이 담겨 컴투스 그룹의 독자적 블록체인 경제시스템의 ‘메타노믹스(Metanomics)’도 예고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메타버스 속에서 생산과 소비의 주체로서 이용자의 다양한 활동이 경제적 보상으로 연결되고, 해당 보상이 다시 디지털 자산 및 서비스 등의 소비 재화로 이어지는 토큰 경제 사이클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카오게임즈 계열사 넵튠은 2020년 온마인드 인수에 이어, 지난해에는 맘모식스를 자회사로 편입시켜 디지털휴먼 제작 기술과 VR 메타버스 플랫폼을 보유하는 등 메타버스 생태계에 한 발 더 다가서고 있다.

이밖에도 넥슨은 메타버스 플랫폼 프로젝트 MO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엔씨소프트는 유니버스를 통한 메타버스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또 다른 핵심 키워드인 P2E(Play to Earn)와 NFT 가속화에 불씨를 지핀 것은 위메이드 ‘미르4’의 성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르4 글로벌 버전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발된 게임이다. 흑철이라는 게임 내 재화를 채굴해 ‘DRACO’라는 게임 코인으로 교환하고, 이를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 화폐 위믹스(WEMIX) 토큰으로 교환해 현금화할 수 있다.

유안타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미르4는 P2E 모델을 게임에 도입하면서 동시접속자 수가 지난해 8월 11만 8000명에서 11월 130만명으로, 월 매출은 10억원(지난해 8월 기준)에서 약 300억원 전후(지난해 11월 기준)로 추정되고 있다.

이외에도 컴투스 그룹, 넷마블, 엔씨소프트, NHN 등 다수의 게임사도 NFT를 미래먹거리로 점찍고 적극적으로 관련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게임업계 뜨거운 감자였던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비롯해 P2E의 사행성 조장 우려가 과제로 남아 있는 데다, ESG 경영과 관련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P2E게임의 특성상 탄소발자국을 증가시켜 ESG의 환경 흐름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다양한 일자리 양산과 수익 창출 측면에서 ESG에 좋은 자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8월 국내 게임사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8월 국내 게임사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선택 아닌 필수된 ESG경영

게임사들의 ESG 경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기업들의 ESG 경영 관련 공시의 단계적 의무화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국내는 오는 2025년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 공시 의무화가 도입되고, 2023년부터는 모든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 확대된다.

이런 흐름에 맞춰 게임사들은 지난해 ESG경영위원회 설립 소식을 잇따라 발표하며 ESG 경영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3월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8월에는 국내 게임사 최초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ESG경영 비전을 공개했다.

더불어 지난해부터 올바른 AI(인공지능) 윤리 정립을 위해 세계적인 석학들의 새로운 관점과 방향을 공유하는 ‘AI Framework’ 시리즈를 연중 기획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다.

엔씨는 올해도 ▲인간중심 AI ▲다양성 및 포용성 ▲글로벌 수준의 정보보안 ▲미래세대 기회 부여 등 핵심 분야를 중심해 ESG 경영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박명진 엔씨 브랜드전략센터장은 “엔씨만의 진정성 있는 ESG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지난 12월 ESG 경영위원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ESG 경영에 나섰다. 올해 1분기 내 ESG 경영방향성과 구체적 활동 지표가 담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발간될 예정이다.

앞서 넷마블은 지속가능경영의 일환으로 신사옥 지타워(G-Tower)의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 2020년 녹색건축인증 최우수등급과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을 인증받은 받은 바 있다.

건물 일체형 태양광 발전시스템,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했고, 친환경 인증 제품 및 재활용 가능 자원을 사용해 연간 5300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기대된다.

이밖에도 컴투스 그룹, 펄어비스 등도 ESG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게임 업계 ESG 성적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총 7개로 나뉘는 ESG 등급에서 국내 상장 게임사 중 A+이상의 성적을 거둔 곳은 한 곳도 없다. 국내 게임사 중 엔씨가 유일하게 종합등급 A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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