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드에너지 지분 15% 확보, 전해액 공급
화재안전성 우수, 롯데그룹 충전소 등에 확대 검토
2011년 도전했으나 상용화 실패, 소재분야 집중

지난해 11월 2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해 11월 2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롯데케미칼이 바나듐이온 배터리에 재도전한다. 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떨어지지만 화재 안전성이 높고 수명도 길어 ESS용으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전에 자체 개발에 나섰지만 상용화에 실패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한다.

롯데케미칼(기초소재사업 대표이사 황진구)은 바나듐이온 배터리 제조업체인 스탠다드에너지의 지분 약 15%(약 650억원 투자)를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황진구 대표와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계약 체결식을 갖고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한 이후 지분 투자 방식, 협력방안 등의 논의를 거쳐 최종 투자 금액 등을 결정지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김부기 대표 등 KAIST와 미국 MIT 연구진이 2013년 설립한 배터리 전문 기업으로, 세계 최초로 바나듐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연구 제조 업체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물 기반 전해액을 사용해 발화 위험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높은 안정성과 뛰어난 내구성을 바탕으로 고효율, 고출력이 가능하며 산업용, 가정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ESS로 활용이 가능하다.

롯데케미칼의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2번째 도전이다. 지난 2011년부터 바나듐, 아연흐름전지 등을 연구개발했으나 상용화에 이르지 못했다. 대신 2019년부터 바나듐이온 배터리용 전해액 사업을 준비해왔으며 스탠다드에너지에도 공급할 예정이다.

<@1>스탠다드에너지의 바나듐이온 배터리는 기존의 대형 규모와 달리 각티슈 크기의 셀 단위로 생산이 가능하며 셀 조립을 통해 얼마든지 용량과 부피를 조절할 수 있다.

스탠다드에너지는 배터리 사용에 대한 규제샌드박스 허가를 받아 서울 압구정동의 롯데하이마트에서 실증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전기차 충전소, UAM(도심항공교통) 및 재생에너지 활용 사업도 확대 검토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5월 약 2100억원을 투자해 2023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대산공장 내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유기용매인 EC와 DMC 생산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소재 사업을 2025년 10만t, 2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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