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디지털전환(DT)·의료·시험 강화도 주력
“제품개발 단계부터 인증까지, 종합솔루션기관 거듭날 것”

서정욱 TUV SUD Korea(티유브이슈드코리아)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후 티유브이슈드코리아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정욱 TUV SUD Korea(티유브이슈드코리아) 대표가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후 티유브이슈드코리아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기신문 강수진 기자] 서정욱 TUV SUD Korea(티유브이슈드코리아) 대표는 내부 승진의 첫 사례다.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면서 내부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 현장 심사 자체가 봉쇄됐지만, 이를 통해 스마트 글라스 등을 이용한 원격 심사를 도입하는 계기가 됐고 코로나 상황에 맞춰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면서 많은 성과를 얻었다. 특히 늘어난 재택근무 비중 등으로 수출이 급증하면서 디지털 분야, 이커머스, 환경,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다. 티유브이슈드코리아는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고, 향후 신사업을 지속 론칭 및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에 ‘기능안전’을 제시하다

서정욱 대표는 티유브이슈드와 인연이 닿기 전 전자 제품 및 철도 설계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서 대표는 “설계하고 개발한 제품에 대해 ‘안전을 어떻게 보장하느냐’에 대한 의문이 항상 있었다”며 “그러면서 새로운 국제표준을 알게 되고, 자연스럽게 해외시험·인증 분야에 관심을 두면서 설계하는 일에서 설계를 검증하는 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고 시험·인증 분야에 몸담게 된 배경을 전했다.

그의 이런 고민은 그대로 업무와도 연결됐다. 서 대표는 티유브이슈드에 입사해 가장 먼저 국내에 ‘기능안전과 SIL’ 분야에 대해 소개했다. 기능안전은 말 그대로 기능과 안전을 합친 것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의 규모가 커지면서 복잡하게 연결된 안전을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란 의문에서 탄생한 ‘눈에 보이지 않는 제품 기능에 대한 시험인증’이다. 그리고 기능안전을 4개 등급으로 나눈 안전도가 바로 SIL이다.

특히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면서 기능안전과 SIL은 더욱 중요해졌다.

서 대표는 “디지털혁신이 되면서 소프트웨어로 무게 중심이 이동되고, 복잡성이 더 해지기 때문에 안전과 보안 측면에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더욱이 신기술은 검증의 시간이 짧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기업이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유브이슈드는 이에 대비해 이미 글로벌 디지털 관련 전문가(독일, 싱가폴)와 국내 전문가가 안전과 사이버 보안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스마트 센서를 이용한 예방정비 프로그램을 공개할 계획이다.

티유브이슈드는 자율주행, 인더스트리 4.0, 스마트 의료기기, 사이버 보안,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품질 보증,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디지털 분야의 프로젝트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는 목표다.

◆전기차, 해상풍력 투톱 산업…신재생에너지팀 신설

올해 티유브이슈드가 주목하는 투톱 산업은 ‘전기차와 해상풍력’ 분야다. 더불어 전기차와 수소차 중 어떤 산업이 더 발전될 것인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 대표는 “풍력발전과 관련해 많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풍력과 전기차가 규모 면에서 가장 크다. 또 수소 역시 국내에서 전문가와 시장조사에 나서고 있다”고 언급했다.

티유브이슈드는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팀을 새롭게 설립해 벌써 열 명 가까이 되는 직원이 풍력발전 등의 환경 기여에 나서고 있다. 서남 해상풍력 실증 사업을 평가하는 용역도 수주한 바 있다.

서 대표는 “서남 7.2기가와트까지 늘어나게 된다. 7.2기가와트는 원자력 기가 7개 있다는 의미. 풍력발전을 시작으로, 지속가능성 사업에 대한 부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수소차, 수소 트램 등의 신교통 관련 시험·인증 사업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 분야다.

이밖에도 생분해 인증 등을 포함한 에코 관련 사업과 에너지효율 관련 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재사용 배터리, 중고차, 중고폰 재사용 등의 재활용 관련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트렌드 ESG경영, 확장하는 의료기기 산업도 ‘주목’

티유브이 슈드 그룹 전체는 ‘지속가능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서 대표는 “이것이 곧 내년 주력사업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티유브이슈드 그룹은 2019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는 그룹 차원의 지속가능 노력, 서비스를 비롯해 직원, 환경, 사회 활동 및 지배구조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티유브이슈드는 현재 ESG에 맞춰 구매, 윤리강령, 기후 및 환경 보호 등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이 수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한국 지사로서 본사 ESG 경영 방침을 준수하고 있고 수정된 방침이 전달되면 이에 맞추어 경영해 나아갈 예정”이라며 “본사가 비영리 구조이기 때문에 투명한 시스템 운영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탄소 중립과 관련해서는 시험/인증 기관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자면 탄소 흡수보다는 탄소 배출의 양을 줄이는 데에 초점 맞추는 것이 현재로서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들이 탄소를 줄이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서비스인 VeriX를 제공해서 기업들이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이목이 쏠리는 탄소중립 ESG경영 방향을 공개했다.

티유브이슈드는 의료기기 산업도 주목하고 있다.

서 대표는 “의료기기는 바로 우리의 몸과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특히 올해는 새로운 의료기기 유럽 규정(MDR)의 의무화와 이로 인한 훨씬 더 까다로운 심사가 예상된다”며 “의료 목적이 없는 규정된 6가지 제품군(미용 목적 포함)에 대해서도 수출 시 MDR을 준수해야 한다. 2020년 7조8000억원 의료기기 수출 금액은 2019년 수출액 (4조3000억원) 대비 80%가 넘는 성장률로,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의 더 많은 수출을 위해 TUV SUD 코리아도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정욱 대표가 신산업에 대한 이슈와 전망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서정욱 대표가 신산업에 대한 이슈와 전망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종합솔루션 제공 기업 될 것”…남은 과제는

티유브이슈드는 2022년도에 종합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 대표는 “이전까지는 시험·인증 기관은 검사하는 기관이란 인식이 컸다. 자사는 이보다는 고객과 함께 고민하고, 고객이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인식되기를 바란다”며 “아예 제품의 개발단계에서부터 소비자들의 요구를 들으며 협업하고자 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약 3%였지만, 국내 시험/인증 시장은 7%로 성장해 왔다. 전통적인 제조뿐만 아니라 디지털 및 지속가능성 등 새로운 시대의 흐름과 빠른 국내 기업의 대응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가치를 더 끌어올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해결할 과제도 남아 있다.

서 대표는 “전통적인 제조뿐만 아니라 디지털 및 지속가능성 등 새로운 시대의 흐름과 빠른 국내 기업의 대응은 한국 시장의 매력적 요소다. 다만 기술 발전이 빨라지면 검증시간도 그만큼 빨라질 수밖에 없다.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규격으로 인한 애로사항이 발생하기도 하고, 기술은 있는데 규격이 없어서 겪는 애로사항도 있다”고 말했다.

변화하는 국제표준 및 FTA의 가속화로 무역기술장벽에 대한 논의가 국가기술표준원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티유브이슈드는 이러한 논의에 국내 시험·인증 기관과 해외 시험·인증 기관과도 정기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서 대표는 “현재 태양광은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해상풍력 기술도 국내에 없어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국제 수준의 제품을 판매하고 이를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당사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이것이 당사가 종합솔루션 제공 기관이 되려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He is…

2005년 TUV SUD 코리아에 입사해 국내에 기능안전 및 SIL(안전무결성등급)을 소개했다. 이후 2010년 철도팀장, 2013년 철도 및 자동차 사업부 부서장, 2017년 교통 및 건축 본부장을 역임했다. 2019년에는 전체 사업총괄 전무로 임명됐고, 2020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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