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패러다임 전환은 그리드 구성 개혁 의미”
“그린-뉴딜정책 성공 위해선 송배전망 개선돼야”
“친환경제품에 더해 자원 효율화 시장까지 진출”

[전기신문 김광국 기자] 코로나19로 산업계에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지면서 전력산업계의 고충은 더 깊어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을 필두로 한 대전환에 더해 글로벌 공급망 이슈, 원자잿값 급등 등 대내외적인 기업환경이 악화되면서 각 기업은 새해 생존전략을 수립하는 데 고심을 거듭 중이다.

효성중공업은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지속적인 변화를 시도함으로써 새해 전망을 밝히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선 요코타 타케시 효성중공업 대표는 지난 한 해의 소회를 묻는 말에 “효성중공업이 더욱 튼튼해지는 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요코타 타케시 대표에게 서면인터뷰를 통해 효성중공업의 오늘과 내일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의 지난 한 해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이슈, 원자재가 상승, 해상운임 상승이 지속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시장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한 해였습니다. 전 세계적인 락다운(Lockdown)으로 고객과의 소통이 어려워지는 듯했으나 비대면 미팅, 웨비나 활성화를 통해 돌파구를 발견했고 한편으로는 당사의 현지 생산·영업 거점 역량을 강화하면서 환경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력을 갖췄습니다.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실적 측면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급증하고 순이익이 흑자전환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고수익성 글로벌 프로젝트 발굴에 매진했습니다. 또 신시장을 개척해 선별적 수주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상황이 어려워 양적인 성장을 좇아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는 이익을 중시한 전략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전 산업계가 투자여력 부족, 발주물량 감소로 실적이 악화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업계가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기조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전력에너지 분야에 궁극적으로 많은 기술개발과 투자요청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코로나 여파로 인한 무역·물류 및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원자재가가 급등하고 이로 인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변화가 이 패러다임 전환의 방향성에 외란 요인으로 작용해 시장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습니다. 또 그 저변에는 사회가 직면한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시 다양한 선택지와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자본시장 역시 투자 방향을 아직 뚜렷하게 설정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고객도 설비 투자를 강력히 추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IEA의 제언으로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투자가 철회될 것은 명백합니다. 또한 태양광, 풍력, 축전지, 연료 전지, 수소사업 모두 필요한 방향으로, 이에 대한 투자 및 사업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세부적인 내용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개발 부담만 늘어나고 있어 발주가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새해 효성중공업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신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력 에너지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은 전력 그리드 구성에 대한 개혁의 니즈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친환경 제품, AC+DC 계통 다양성 실현, 계통 안정화·운용 고도화에 대한 적합성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고객의 목소리를 충분히 파악해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또한 교통산업(전기 자동차, 교통시스템 등), 석유화학 산업(수소, 암모니아), 정보 보안 산업(데이터 센터·EMS 등) 등 다방면으로 사업 관련성을 모색해 비즈니스를 구축할 것입니다.”

▶전력산업계에서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및 그린-디지털뉴딜 등 정책에 발맞춘 사업 전환이 빠르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의 중장기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각국의 에너지 전환과 그린-디지털뉴딜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송배전망의 업그레이드가 선행돼야 합니다. 따라서 각국의 니즈에 부합하는 송배전망의 최적의 솔루션을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효성중공업의 중장기 전략입니다. 효성중공업은 온실가스를 사용하지 않는 개폐장치, 친환경 절연유 변압기, 송배전망의 유연성을 높이는 전력기기 및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안정성을 높이는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STATCOM)와 같은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개발해 마케팅하고 있습니다.

또 고압급(HV)에서부터 저압급(LV)에 이르는 송배전 DC솔루션은 지금 당장은 수요가 크지 않지만, 에너지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반드시 필요한 기술입니다. 송변전기기가 설치되는 ‘Bay Area’라고 불리는 변전소 내에는 수백km가 넘는 방대한 전원·정보 제어용 케이블이 부설돼 있는데 이러한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광섬유화한 디지털 변전소로의 혁신 또한 서둘러야 합니다.”

▶전력기자재 제조부문에서는 주요 수요처의 친환경 전환 움직임에 따라 새로운 제품-기술의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친환경 솔루션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폐장치에 사용되고 있는 온실가스인 육불화황(SF6) 가스를 대체하기 위한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시장용 170kV 가스절연개폐장치 개발을 완료했고, 향후 대용량 제품 및 글로벌 시장용 제품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친환경가스를 적용한 가스절연개폐장치의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중저압 배전반은 예전부터 육불화황을 대신한 드라이에어(Dry Air)를 적용해 고객에게 제공해왔으며, 미국, 일본 등 시장확대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친환경 절연유를 적용한 친환경 변압기 기술을 바탕으로 프랑스에 친환경 변압기 공급 실적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영국 전력청에서 발주한 친환경 변압기 장기공급계약을 수주함으로써 시장을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친환경 제품 개발을 넘어서 자원의 효율성을 높이는 디지털 솔루션과 자산관리 솔루션을 출시해 고객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데 주력하려 합니다.”

▶해외 사업에서도 주목할 만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조현준 회장께서 방미 기간 중 효성중공업 공장을 방문한 게 대표적인 예인데, 북미 지역을 비롯한 해외시장 공략 방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효성그룹의 60여개 글로벌 영업네트워크 중 허브 거점의 영업·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밀착마케팅을 실행해 고부가가치 솔루션 서비스 개발과 수익성 확대에 나설 계획입니다. 아울러 내수시장이 큰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최근에 설립한 미국 공장을 비롯해 인도, 중국과 베트남에 현지 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인도·중국·베트남 거점을 서플라이 체인 허브로 활용함과 동시에 제품 제공 거점으로도 활용, 가격경쟁력 제고 및 현지화(Localization)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ESG 대응 또한 산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급부상 중입니다. 이에 대한 효성중공업의 대응 방안은 무엇인지.

“효성중공업 ESG가 화두가 되기 이전부터 기업의 환경,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2012년부터는 그룹 차원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관련 활동을 내외부 이해관계자에게 공개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기존 EHS위원회를 ESG경영 추진위원회로 확대, 경영진의 ESG경영 의지를 더욱 높이고 전담 조직도 개편하는 등 ESG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ESS 사업을 위해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비롯해 앞서 소개해드린 친환경 사업들도 그 바탕에는 효성중공업의 ESG경영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임직원들에게 ESG와 관련된 다양한 교육들을 제공하고 협력사도 ESG경영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He is…

▲1958년생 ▲요코하마국립대학교 전기공학과 학사·석사 ▲1982년 일본 도시바 입사 ▲전력유통시스템사업부장, 도시바 인프라시스템 사장, 도시바 유럽대표이사 등 역임 ▲2018년 효성중공업 중공업PG장 ▲2019년 3월 효성중공업 대표이사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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