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지금도 그렇지만 가상화폐 열풍은 5년 전에도 뜨거웠다.

소시민으로서 큰돈인 100만원을 넣었다가 일주일 만에 40만원이 되는 기적을 체험한 후 가상화폐는 도박쯤으로 여기게 됐지만 다른 친한 선배 기자는 가상화폐를 사랑했다.

적금까지 깨서 넣었다던 그 선배는 회사 대표가 함께하는 전체 회식 자리에서조차 10초 간격으로 스마트폰을 꺼내보며 사랑을 확인했다.

서른살 중반 넘도록 가상화폐뿐만 아니라 주식 또한 패가망신으로 가는 특급열차쯤으로 여겼다. 심지어 경제지에 다닐 때마저 주식은 또 다른 도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올해 일어난 동학개미운동에 얇은 귀가 펄럭거렸고 몇 달 전 주린이로 거듭났다. 주식을 시작하고 나서 보니 그동안 알고 지난 사람들 대부분이 주식을 하고 있었다.

억 단위로 날려보고 벌어본 사람들부터 20년 넘게 주식을 해왔다는 분들로부터 주린이지만 딱 한 가지는 칭찬받았다.

주식을 확인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기사와 취재로 가득 찬 일정을 소화하고 숨 좀 돌릴 만하면 주식 장은 이미 끝나있다.

덕분에 본의 아니게 적금처럼 그냥 넣어두고 일주일에 한두 번 거들떠보는데 이게 맞는지는 사실 모르겠다.

REC 현물거래를 하는 발전사업자들에게는 배부른 소리로 들릴 일이다.

2017년 REC 현물거래 시장이 열렸을 때부터 5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REC 현물거래는 장이 열리는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무조건’ 컴퓨터로만 시세를 확인하고 팔 수 있다.

발전사업자들은 주기적으로 앱 개발을 요구해왔고 그때마다 에너지공단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취재 과정에서 내년 하반기 개발 가능하다는 답변도 받았지만 몇 명이나 믿을지는 모르겠다.

‘IT 강국’에서 5년 동안 거래용 앱 하나가 없다는 건 정말 거짓말 같다. 21일만 해도 7억4000만원의 돈이 오간 판에 말이다.

갑자기 사람이 너무 늘어 서버부터 증설하느라 정신없다는 에너지공단의 입장은 이해 간다. 정부가 태양광 사업을 강조하면서 엇박자가 난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한 피해와 불편함은 정부의 권유로 뛰어든 발전사업자들이 겪고 있다.

‘일부러’라는 음모론에 제발 저리지 않는다면 더는 실망시키지 말고 하루빨리 앱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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