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신문 송세준 기자]

○…스타벅스는 더 이상 커피 프랜차이즈가 아니다.

스벅의 선불식 충전 카드에 쌓인 충전액은 웬만한 금융회사에 맞먹는다.

주문결제시스템 ‘사이렌 오더’는 세계적으로 2조원 이상을 유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금융사들이 최대 경쟁자로 스벅을 꼽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막대한 선불 충전금은 은행에 예치해 이자를 받거나 투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스벅의 모습은 ‘빅블러(Big Blur)’의 단적인 사례다.

빅블러는 ‘경계융화가 일어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소비자 역할, 기업 관심사, 서비스 역할, 비즈니스모델, 산업 장벽, 경쟁 범위의 6가지 측면에서 동시다발적인 힘이 작용하며 생산자-소비자, 소기업-대기업, 온오프라인, 제품 서비스간 경계융화를 중심으로 산업·업종간 경계가 급속하게 사라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2013년 ‘당신이 알던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조용호 저)’에서 최초로 제시됐고 4차 산업혁명 시대, 비즈니스모델 대충돌을 일으키는 현상이라는 맥락으로 설명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에 따라 미래가 성큼 다가오고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블러를 넘어선 ‘빅블러’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ICT의 발달로 산업 경계가 모호해지는 경제융화, 기존 영역의 경계가 섞이고 모호해지면서 지속적으로 융복합 현상이 일어난다. 스벅의 사례처럼 업의 본질도 변혁시킨다.

O2O(Online to Offline)도 좋은 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어 물리적 제한을 무력화시키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유수의 기업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결합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2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게임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기업 대부분이 금융시장에 진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최근 가속화되는 빅블러 시대에서 살아남을 해법으로 ‘디지털 전환’을 제시했다.

해외 기업의 사례를 분석해 우리 기업에 ‘제품·서비스 혁신’, ‘프로세스 혁신’, ‘마케팅 혁신’을 조언했다.

‘제품·서비스 혁신’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제품과 서비스를 연결(Product Service System), 판매하는 제조업의 서비스화, 고부가가치 신사업 진출, AI·데이터 활용의 전산업 확장 등이다.

‘프로세스 혁신’은 스마트 제조 플랫폼 구축, 디지털 전문기업과의 협업을 들었다. ‘마케팅 혁신’은 개인화된 고객 니즈 및 비대면 수요 대응을 의미한다.

디지털 전환을 고민 중이고, 반드시 고민해야 하는 기업들에게 여러 시사점을 주는 내용이다.

우리 경제뿐 아니라 전기산업도 디지털 전환은 최소 수년간 거스를 수 없는 대세 키워드로 보인다. 위드·포스트·탈 코로나 시대에서도 마찬가지다.

최선을 희망하되, 최악에 대비하려면 디지털 전환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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