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 140원 돌파…한전 실적악화 불가피
4분기 이어 내년 1분기도 인상 압박 커졌지만…물가 상승·대선 정국 등으로 쉽지 않을 듯

㎾h당 SMP가 최근 140원대를 넘어서면서 한국전력의 실적악화가 현실화했다. 이에 정부와 한전이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있는 모습. 제공:연합뉴스
㎾h당 SMP가 최근 140원대를 넘어서면서 한국전력의 실적악화가 현실화했다. 이에 정부와 한전이 내년 1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에 전기계량기가 설치돼있는 모습. 제공:연합뉴스

[전기신문 김부미 기자]한국전력 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계통한계가격(SMP)의 상승세가 무섭다. 지난달 ㎾h당 SMP가 127원대를 기록한 데 이어 최근 140원대도 넘어선 상황이다. 이에 올해 한전의 실적악화가 불가피해졌다.

이처럼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충분한 상황이지만 물가 인상, 대선 정국에 등의 이유로 정부와 한전이 내년 1분기에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일 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 평균 통합 SMP는 ㎾h당 128.06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달 1일 SMP는 148.67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9월 24일 ㎾h당 100원을 기록한 뒤 10월 이후부터 100원대를 훌쩍 넘어서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월평균 통합 SMP가 ㎾h당 100원보다 높은 것은 2019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올 상반기 70~80원대를 오가던 SMP는 6월 이후 무서운 속도로 오르고 있다. 지난 6월 월평균 SMP가 83.11원을 기록한 이후 7월 87.54원, 8월 94.07원, 9월 98.77원으로 뛰었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구매하는 가격인 SMP는 석탄발전·원전 외 일반발전기에 대해 거래시간별 전력량에 적용해 계산한다. 통상 수개월 시차를 두고 유가가 반영된다. SMP가 상승하면 한전의 실적에 부담을 주는 반면 SMP가 하락하면 한전은 이익을 본다. SMP 변화에 따른 한국전력 영업이익 민감도는 1원/㎾h 상승에 연간 2300억원가량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SMP가 상승하는 이유는 LNG·석탄·석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SMP는 ‘원자력-석탄-LNG(액화천연가스)’ 순으로 가장 저렴한 발전원부터 수요를 충족하는 지점의 가장 비싼 발전기의 연료비가 해당 시간대 SMP를 결정한다. 사실상 LNG 발전소의 발전단가가 SMP를 결정한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이달 SMP는 ㎾h당 140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아가 상승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t당 LNG 수입 가격은 지난해 10월 275.8달러에서 올 10월 668.0달러로 2.5배가량 뛰었다. 관세청 고시 기준 연료비 또한 최근 1년 새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 1분기 연료비의 기준이 됐던 지난해 9~11월의 1㎏당 LNG 평균 수입가(세후 기준)는 350원 20전이었지만 올 4분기 기준인 6~8월 LNG 가격은 601원 50전에 달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LNG 수요가 더욱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올 9~11월 LNG 가격은 직전 분기 대비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전이 내년 1분기에도 전기요금을 인상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들어 SMP 인상이 가속화하자 한전의 경영난도 악화했다. 이에 정부와 한전은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을 전 분기 대비 ㎾h당 3원 인상했다.

한전은 ‘2021~2025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서 발전공기업을 제외한 적자는 4조384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급격한 연료비 상승에 더해 한전 실적이 예상보다도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한전 측은 내년 1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지난달 “LNG 가격 변동 폭이 사상 최대로, 원료비 부담이 커졌다”며 “연료비 연동 범위를 넘어서면 당연히 기준연료비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피력했다.

그러나 정부는 물가 상승 및 내년 대통령 선거 등의 이유로 인상 여부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 4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이어 내년 1분기에도 전기요금이 인상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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