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없이 오래 일하고 급여도 빠르게 올라
“나이 젊다면 지금이 전기공사업 배울 적기”
국비지원 교육 등 혜택 많아…홍보부족 아쉬워

수도권의 한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한국전기공사협회에서 진행하는 교육 과정에 참여해 실무 교육을 받고 있다.
수도권의 한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한국전기공사협회에서 진행하는 교육 과정에 참여해 실무 교육을 받고 있다.

[전기신문 나지운 기자] “본래 기업 사무직에 종사하다 비전이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전망이 있는 일을 찾다 전기공사업에 뛰어들게 됐죠”

전기공사 외선 분야에서 6년째 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구동현 씨는 본래 일반 기업에서 행정직으로 일했다. 그러나 일반 회사에서는 오래 버텨봤자 50세를 넘기기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고, 정년 걱정 없이 일하면서 실력도 꾸준히 늘릴 수 있는 일을 찾아보기로 결심했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한국전기공사협회 청년인재 교육과정을 알게 됐다.

“기술을 배워야 정년 걱정 없이 오래 일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더군다나 전기공사는 본인이 노력하면 급여도 빠르게 오릅니다.”

전기공사업의 장래성에 매력을 느낀 그는 30대 중반의 나이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전기공사현장에 뛰어들었다. 빠르게 성장했고, 6년차에 연봉 8000만원 이상의 돈을 벌고 있다. 그는 현재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전 직장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전기공사 기술자의 길을 걸으려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 청년 고용이 절벽인 데다 코로나19로 취업 여건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에서 젊은 인재 수요가 높은 블루오션을 찾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전기공사현장을 찾는 이유는 또 있다. 자신이 노력하는 만큼 그 이상의 대우를 받을 수 있는 환경 때문이다.

한국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본인이 꾸준히 노력한다면 외선공사 기준 경력 7~8년차에 연봉 1억원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내선공사 전문가인 이완신 씨 역시 다른 일을 하다 전기공사를 알게 됐고, 평생 직업으로 삼게 된 케이스다. 체육이 전공인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수영강사로 일했다.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운영하기도 했다.

“벌이도 나쁘지 않았고 괜찮았어요. 하지만 사업이란 게 워낙 힘들잖아요.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일하다 보니 몸이 망가지기 시작했고, 오래 할 일은 아니라고 느꼈죠. 평생 먹고살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신만의 기술이 있어야 정년 걱정 없이 오래 일할 수 있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는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고 인정을 받으면서, 꾸준히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직업군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국비무료과정으로 진행되는 전기공사 기술자 교육과정을 알게 됐다고. 그렇게 시작하게 된 전기공사업은 이제 그의 삶이 됐다.

“기술을 배워야 평생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겠다고 느꼈습니다. 열심히 일했고, 경력 7년차 즈음부터 현장소장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당시 연봉이 7000만~ 8000만원 정도 됐습니다.”

전기공사업계에서는 나이가 젊다면 지금이 전기공사업을 배울 적기라고 설명한다.

한국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청년층에 홍보가 덜 돼서 그렇지, 상황을 알게 된다면 충분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여건과 근무 환경이 과거보다 개선됐고, 젊은 인력은 심하게 부족해 수요와 공급의 비대칭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 현장에 진입하면 5년 후에는 웬만한 대기업 사원 부럽지 않은 급여를 받을 수 있다”며 “자신이 노력한 만큼 대접을 받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자영업 등 일부 산업들이 힘들어지면서 전기공사 일을 알아보는 2030 세대가 더 많아졌다”고도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직도 전기공사업의 이미지가 잘못 알려져 있다고 지적한다. ‘전기공사업=노가다’ 라는 오래된 이미지가 아직도 버티고 있어서다. 이완신 씨는 “단순 건설노무업과 기술을 요하는 전기공사는 엄연히 다르다. 그렇지만 아직도 그렇게들 생각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기공사업이라는 분야 자체를 청년들이 잘 모른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업계 차원의 홍보가 부족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비지원 교육과정 등 청년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들이 많지만, 잘 알지 못하는 게 문제”라며 “업계 차원의 반성과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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