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는 공공이 보유, 건물만 분양하는 주택정책 추진 밝혀
투명성과 청렴성 제고, 재정방안 마련, 품질 및 디자인 혁신 강조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강력 반발, ‘답정너 인사’ 비판

[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김헌동 제15대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 사장이 16일 공식 취임하고, ‘반값아파트’ 공급 약속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 SH공사에서 개최된 취임식에서 “지난 10년 간 500만채의 주택이 추가 공급됐으나, 유주택자 증가는 100만명에 불과했다. 이는 집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 집을 사들였고, 정부의 주택정책이 무주택자가 아닌 다주택자에게 혜택을 제공해왔기 때문”이라면서 “이를 통해 단순히 공급 확대만으로는 주택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때문에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주택 정책 추진을 통해 초기 분양 대금 부담을 덜고,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공급해 주택가격 안정화에 앞장서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보다 많은 택지 확보에 주력할 것이며, 확보된 토지에 대한 개발방안 등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SH공사는 서울시가 추진하는 도시개발과 구도심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기존 사업을 효율화하는 한편, 새 사업을 발굴해 민간과 공공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민관 거버넌스를 강화해 나가겠다는 게 김 사장의 구상이다.

특히 기존 조합 방식의 재개발과 재건축 과정에서 원활한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SH의 역량을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열린경영을 통해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 사장은 또 올해 초 LH 임직원의 투기의혹과 세종시 주택 특별공급 논란, 성남시 대장동 사태 등으로 불거진 공공기관의 개발사업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의식해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등 비위 행위를 적극 예방하고 투명성과 청렴성을 제고하기 위한 공사 차원의 대책마련을 강조했다.

재정과 관련해서는 부지 부족으로 공급이 가능한 분양주택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의 임대주택 사업으로 인한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서울시와 지방 공기업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분야별 전문가 등과 협의기구를 만들고 SH공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장기 재정 혁신과 수익 모델을 찾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주택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품질과 디자인 혁신을 추진하는 한편 설계심사 강화, 시공방법 개선, 감리 정상화 등을 통해 부실시공 근절, 하자 최소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헌동 신임 SH공사 사장은 건설사에서 20년간 근무한 뒤 1998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한 부동산 전문가로,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으로 활동하면서 후분양제,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공개 등을 주장해 온 인물이다.

한편 김 사장 임명을 놓고, 서울시의회의 더불어민주당 측은 강력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에 “(김헌동 사장 임명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의 준말)‘ 인사”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시정질문에 앞서 논평을 통해 “사장직 임명 당위성에 대한 최소한의 변명조차 없이 임명을 강행하는 서울시의 행정 폭거에 참담한 심경을 감출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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