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도 H2KOREA 회장
유럽 등 수소 국제교역, 표준 마련 위한 논의 착수
韓 기준 국제표준 채택돼야 글로벌 시장 주도 가능
수소도 에너지원 분류…수급‧가격안정 등 규제 필요

문재도 H2KOREA 회장.
문재도 H2KOREA 회장.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많은 국가들이 미래 수소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호주는 우리보다 3배 이상 저렴한 수소 생산원가를 앞세우고 있어요. 그런가 하면 유럽은 향후 수소의 국제거래를 유로화로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죠.”

서울 서초구 수소융합얼라이언스(H2KOREA) 사무실에서 만난 문재도 회장은 “수소경제 시대가 열리면 저렴한 곳에서 수소를 대량 생산해 수요처로 수출하는 거래가 일반화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수소인증을 둘러싼 국제적인 논의를 반영해 청정수소 인증제를 도입하고, 각종 국제표준을 주도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 회장은 글로벌 수소경제가 확장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주목해야 할 몇 가지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 유럽, 호주 등 수소생산 선도국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기준으로 수소를 분류하고 인센티브를 차별화하는 작업에 착수하는 한편, 공통의 기준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수소 생산과정에서 ‘탄소 집약도’를 따지겠다는 얘기다.

수소는 생산방식에 따라 그레이, 블루, 그린수소 등으로 분류된다. 특히 기존의 에너지를 사용해 생산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적게 발생시켜 만들어진 수소에 인센티브가 주어져야 기후정의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문 회장은 “수소의 국제교역이 이뤄지면 ‘수소인증제’가 산업정책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 수소산업의 경쟁력을 고려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수소법 개정안은 청정수소 인증제 도입을 예고하고 있는데 국제적인 논의 추세에 발맞춰 세부내용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소산업 초기에 지나치게 그린수소에만 집착하면 수소산업을 일으키기 어려운 현실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회장은 또 수소도 인증과 표준의 주도권을 우리나라가 가져와야 진정한 수소경제 선도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소선박 등 향후 사업화가 예상되는 분야의 각종 기술기준, 표준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지금부터라도 진행해 적절한 규제 기준을 준비하지 않으면 사업화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문 회장은 “규제자유특구나 규제샌드박스를 적극적으로 시행해 신속한 실증을 거쳐 규제가 정착돼야 시장이 만들어지고 기업도 투자에 나설 수 있다”며 “무엇보다 우리가 마련한 기준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돼야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회장은 현행 법체계에서 수소가 석유나 석탄처럼 ‘에너지원’으로 정의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문 회장은 “현재로서는 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만이 신에너지로 정의돼 있을 뿐”이라며 “결국 수소도 에너지원으로 분류해 규제의 틀 안에서 다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소는 자동차부터 철도, 선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이 확대되는 추세”라며 “특히 발전용이나 도시가스에 혼합해 사용된다면 수급이나 가격 안정을 위한 규제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문 회장은 “수소는 청정성과 산업 부문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천연가스에 버금가는 에너지원으로 자리잡아 기후 위기를 극복할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청정하게 생산된 수소를 특별하게 취급하는 수소 인증제와 인센티브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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