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서 정책소견 밝혀
SH공사 과거 공개한 분양원가 아파트값 거품 제거에 도움
양질의 주택공급 확대 위해 재건축, 재개발 사업에도 참여
토지는 공공보유,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아파트’ 넉넉히 공급

김헌동 SH공사 사장 후보자.
김헌동 SH공사 사장 후보자.

[전기신문 윤정일 기자]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저격수로 유명했던 김헌동 SH공사 사장 후보자는 10일 열린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분양원가 공개’, ‘반값아파트 공급’ 구상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자리에서 정책소견을 밝히고 “과거 2007년부터 약 5년 동안 SH공사가 공개한 분양원가와 분양가는 다른 공기업과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에 영향을 주었고, 이로 인해 서울지역의 아파트값 거품이 제거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분양원가의 투명한 공개와 공시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복되는 대외기관 자료요구에 대해서는 과거 10년간 아파트 건설원가 등 시민이 요구하는 자료들을 인터넷 등 열린 공간에 상시 공개하고 현재 공사가 보유 중인 공공주택의 유형별, 소재지별, 평형별 실태를 시민 누구나 알기 쉽도록 정리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아파트 가격 정보와 보유주택에 관한 여러 통계를 시민 눈높이에 맞게 가공해 시민이 주인인 열린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게 김 후보자의 계획이다.

김 후보자는 건설사에서 20년간 근무한 뒤 1998년부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한 부동산 전문가로,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으로 활동하면서 후분양제, 분양가 상한제, 분양원가공개 등을 주장해 온 인물이다.

그는 SH공사의 존재 이유인 양질의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택지 확보가 쉽지 않은 서울시의 상황을 고려, 작은 규모 택지는 물론 공공 보유 토지, 공기업 이전 토지, 민간의 비업무용 토지 등을 조사하는 등 서울 전 지역에 빈 땅을 찾아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인 ‘반값아파트’도 넉넉하게 공급해 주택매입 초기 비용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기반시설이 갖춰진 곳은 이르면 내년 초라도 예약제를 도입해 빠르게 시행할 준비를 하겠다”며 “강남은 공사 이윤을 붙여 5억원으로 (분양)하고, 서울 주변은 3억원 정도가 적정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구체적인 공급가도 제시했다.

염두에 둔 후보 부지로는 강남구 세텍 부지, 수서 공영주차장 부지, 은평구 혁신센터 부지를 꼽았다. 혁신센터의 경우 내부 녹지 3만3000㎡(약 1만평)를 역세권 용도 변경으로 개발하는 구상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또 “SH공사는 그동안 서서울지역에서 대규모 택지개발을 담당해왔으나, 내부의 역량을 더욱 강화해 도심의 다양한 택지 발굴은 물론 공공 참여형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신속한 정비사업 추진 등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재정 및 조직혁신과 관련해서도 “공공(임대)주택은 건설과정뿐 아니라 운영에도 비용 부담이 많아 향후 공사의 안정적인 주거복지사업을 위해서는 재정구조의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 우선 공공주택의 손실 중 비중이 큰 감가상각비용 처리방식 등에 대해 검토하고 지방공기업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서울시, 전문가 등과 협의기구를 만들고 공사의 중장기 재정혁신을 이뤄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초 불거진 LH공사 임직원의 투기의혹과 최근 대선판도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사태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크게 추락했다”면서 “공기업의 주인인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공기업의 존립 기반마저도 무너질 수 있다는 엄혹한 상황임을 명심하고, 임직원과 함께 실질적인 청렴조직을 만들어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했다.

시공 부문에 대해서는 “각종 민간공법과 기술을 표준화하고 건설방식과 시공기법을 다양화하며, 공사 기간을 단축할 새 공법이 현장에서 적용되고, 이를 민간에 보급하도록 하겠다”면서 “또 각종 시범사업을 추진해 사업에 적용된 모든 공법과 기술, 사용재료와 자재 등 상세 내용을 투명하게 실시간으로 공개하겠다”는 의견도 밝혔다.

SH공사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위원장인 장상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시의원 14명, 국민의힘 시의원 1명 등 15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4월 열린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오세훈 시장은 당초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신임 SH공사 사장에 내정했으나, 그는 다주택 논란에 휩싸이면서 사퇴했다.

김헌동 후보자는 이후 진행된 2차 공모에 응모했으나 임원추천위원회 면접에서 떨어져 탈락했고, 3차 공모에 다시 응모해 이번에 1순위자 후보자로 선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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