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위 화마로부터 승객 구한 경기도 전기공사기업 2세 경영인
전기・소방・통신분야 자격증 수두룩...“회사 잘 이끌어 갈 마음뿐”

배요한 대표(왼쪽)와 유정민 씨가 인천해양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배요한 대표(왼쪽)와 유정민 씨가 인천해양경찰서로부터 감사장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기신문 나지운 기자] #지난 7일 인천 영종도 해안에서 4km가량 떨어진 서해 바다. 무려 22명이 타고 있던 9.77t급 낚시 어선에서 난 불은 순식간에 선박을 집어삼켰고, 승객들은 살기 위해 바다로 몸을 던졌다. 이때 인근 보트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시민 2명이 달려와 물에 빠진 승객들을 하나씩 구조했다.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위험을 직감해 승객들을 구하러 온 것이다. 전기공사협회 회원사 대표인 배요한 대표와 그의 지인인 유정민 씨다.

이후 전기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배요한 대표와 유정민 씨는 “저희가 구한 게 아니라 날씨가 구한 것”이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바다는 기상이 나쁜 날이 많은데 그날은 유독 맑아 시야 확보 등에서 구조 작업이 수월했다고. 배 대표는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공을 날씨에 돌렸다.

경기도 여주시에 있는 영광이씨에스의 공동대표인 배요한 대표는 2세 경영인이다. 또 다른 대표이자 부친인 배종로 대표는 이미 경영 대부분을 배요한 대표에게 맡겼으니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업계 대표로는 젊은 나이지만 이미 경영 10년차를 보내고 있는 나름 잔뼈가 굵은 경영인이다.

배 대표는 ‘낚시광’이기도 하다. 육지에서 하는 낚시로는 성에 차지 않아 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즐기던 그는 결국 사비를 들여 낚시용 보트까지 구매했다. 이번 사고에서 구조를 함께한 지인 유정민 씨 역시 낚시를 하면서 알게 된 사이라고. “배를 빌려서 낚시를 하는 것도 좋지만, 지인들끼리 편하게 낚시를 즐기고 싶어서 큰맘 먹고 보트를 구매했다”고 그는 말했다. 보관료며 연료비용 등 관리비가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낚시가 좋으니 투자한다고 한다. 그날도 어느 때처럼 지인과 낚시를 즐기던 중 우연히 현장을 발견해 달려가게 됐다.

2세 경영인이라고 하면 회사를 꾸린 1세대 경영인과 달리 편하게 사업을 물려받았을 거라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배 대표는 대학에서 전기와는 거리가 먼 정보통신공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다. 애초에 전기공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크지 않았다고. 젊었을 적 자동차 딜러로 활동하다가 이후 자신만의 사업을 꾸리겠다고 계획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회사 사정상 아버지를 이어 경영을 물려받게 됐는데 이런 과정이 결과적으로 그를 더 성실하면서 한편으론 지독한 전기인으로 만들었다. 이미 전차선과 신호, 활선 자격증까지 취득한 그는 내년에는 무정전 자격증을 취득할 계획이다. 전기는 물론 소방과 통신분야 자격증 수첩도 다 가지고 있다고. 대표라면 다른 어떤 직원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과거 사업차 미국에 2박4일로 잠도 안 자고 다녀오면서 일요일에 귀국한 뒤 월요일에 출근한 적이 있다. 직원들이 다들 놀라하더라. 그런데 사실 대표는 그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한다. 이어 웃으면서 “대표도 직원 눈치를 보면서 일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목표를 묻는 말에 “회사를 한번 잘 끌어갔으면 하는 마음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회사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자신이 짊어지고 있는 책임을 가볍게 여기지 않겠다고 그는 짧지만 진지하게 말했다.

회사의 대표가 된 그는 대표면 누구보다도 더 직원들 눈치를 보면서 일해야 한다고 말한다.
회사의 대표가 된 그는 대표면 누구보다도 더 직원들 눈치를 보면서 일해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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