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제조업 ‘품질 개선·시장 확대·원가 개선’…기초체력 다지고
개발부터 O&M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

박종환 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박종환 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전기신문 최근주 기자] 국내 대표적인 태양광 에너지 솔루션 기업,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토털 에너지 솔루션’ 제공자로 제2의 도약에 나선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박종환 신임 대표이사를 공식적으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현대중공업 그룹 내에서 전력 및 에너지 산업 관련 다양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의 미래를 이끌 리더로 선임된 소감을 묻자 그는 “우연찮게 에너지 업계에 발 딛게 된 후 에너지 시장의 유망함과 중요성, 보수성을 동시에 느껴왔다”면서 “변화가 어려운 분야에서 변화가 필요한 시기에 이 같은 직책을 맡게 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경기도 분당 현대에너지솔루션 본사에서 만난 박종환 대표에게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새로운 비전과 오랜 시간 현대중공업 그룹의 에너지 산업에 기여해온 그의 경영 철학에 대해 들었다.

◆태양광 셀·모듈, 글로벌 전략 펼칠 것…품질 개선·시장 확대·원가 개선

박종환 대표는 먼저 현대에너지솔루션의 단기적 성장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다변화와 R&D 역량 강화를 꼽았다.

박 대표는 “우리 에너지 산업은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라는 과제와 맞물려 친환경 발전, 에너지 효율화, 전기차, ICT(정보통신기술) 도입 등 다양한 도전을 만나고 있다”며 “현대에너지솔루션도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선도적으로 사업전략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글로벌 사업본부를 신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중국 및 베트남 Tier-1급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원가경쟁력을 확보해 미국, 유럽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 고품질·고출력 모듈 및 태양광 솔루션을 공급해 나갈 것이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치를 회복하는 원년으로 삼아 공격적인 수주 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개발 확대…‘모듈 품종 다양화·효율 제고’ 나선다

박 대표는 R&D 역량의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경쟁사 대비 출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R&D 투자는 물론 양면발전형 태양광 모듈을 활용한 방음벽·방음터널, 수상태양광, 건물일체형 태양광 모듈 등 신수종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연구개발도 지속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 개발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박 대표는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 태양광 기업들이 앞다퉈 선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현대에너지솔루션 또한 폭넓은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올해 하반기까지 M10 셀을 적용해 580W급 양면 모듈을 개발·생산할 예정이다. 동시에 2022년까지 탑콘(TOPCon), 헤테로정션 등 24% 이상의 고효율 태양전지 양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는 효율 30% 이상의 초고효율 탠덤 태양전지를 사용한 모듈 양산을 계획 중이라는 전언이다.

◆태양광 제조업 넘어 ‘토털 에너지 솔루션’ 제공자로 재탄생

“한정된 시장 안에 머무르기보다 시장을 넓혀나가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동시에 사명에 걸맞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합니다.”

박종환 대표가 이끌 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 셀, 모듈, 인버터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 창출에도 주력할 전망이다. 박 대표는 무엇보다도 현대에너지솔루션이 ‘토털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새로이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현대에너지솔루션은 태양광 기자재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발전소 시공 및 유지·보수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종합 태양광 솔루션 회사로 변화하고 있다”라며 “태양광 발전에 필요한 기자재를 패키지로 제공하는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을 4GW로 본다면 기자재 시장은 6~7조원 정도인데 그 안에서만 머무르는 것은 매출 성장에 대한 욕구가 없는 것과 같다”라고 지적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대한 경험과 이해를 바탕으로 전체 발전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폭넓은 에너지사업 경험으로 ‘신성장동력’ 창출”

실제로 박 대표는 태양광뿐만 아니라 풍력, 에너지저장장치(ESS),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Building Integrated management System), DC 배전시스템 등 다양한 에너지 분야에서 사업을 개발하고 추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19.8MW 규모의 강원도 태백귀네미풍력발전 사업을 추진한 바 있고 현재는 그룹 내 풍력발전 3개사(태백풍력발전, 창죽풍력발전, 태백귀네미풍력발전)의 대표를 겸하고 있다. 아울러 KEPCO 에너지솔루션, 울산광역시와 함께 현대중공업 울산공장에 50MWh 규모의 세계 최대 용량 ESS와 24MW 규모의 PCS 설치를 주도한 경험도 갖고 있다.

또한 지난 2015년 개관한 씨마크호텔(구 현대호텔 경포대)에 BEMS을 도입, 에너지 절감 및 친환경 건물 유지 관리 등 저탄소 녹색 성장을 실천하는 친환경 호텔 1등급을 획득하는 데 공을 세운 바 있다.

박종환 대표는 “그린뉴딜 시대에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가지고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현대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 정책이 급변하는 시대에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 저탄소 시대의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시장·고객 니즈 파악해 혁신 산업 발굴해야”

박 대표는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과정에서 ‘시장’의 눈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에 반하는 사업은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산업 현장과 학계 모두 나름의 장점과 전문성, 시각이 있지만 기업은 그 무엇보다도 시장에 대한 판단이 가장 중요합니다.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고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서 고객의 입장에서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과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향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며 그 필요성이 두드러질 분야로 재생에너지 빅데이터 사업과 차세대 DC 배전 기술에 주목했다.

“에너지 시장이 실시간 시장으로 바뀌면서 예측 기술도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태양광 인버터를 공급하는 현대에너지솔루션은 그 예측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어요. 다만 이 방대한 데이터를 어떻게 선별하고 분석해 사업화할 것인지에 고민이 깊습니다.”

또한 박 대표는 “재생에너지가 주력이 되면 직류(DC)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태양광, 풍력, 연료전지 등 직류 공급원이 늘어나면서 이 직류 전원을 교류로 전환하지 않고 설비에 직접 공급하는 DC 배전 기술의 필요성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DC 배전 기술은 변환 과정의 전력 손실을 줄여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장거리 전력 운송에도 유리하다.

그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글로벌 R&D 센터(GRC)가 직류전력 공급을 위한 기술개발을 먼저 제안했고 현재는 한국전력과 함께 연구개발에 들어간 상태”라고 귀띔했다.

박종환 대표가 총괄하고 있는 GRC에는 단일 빌딩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1.5MW급 차세대 직류 배전시스템이 설치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다양한 에너지 신산업 중 우리가 할 수 있는 역량과 상황이 무엇이고, 점진적으로 신규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환 대표는 에너지 신산업에 누구보다 먼저 도전해온 현대중공업 그룹의 역사도 언급했다.

그는 “남산 순환 전기버스를 먼저 공급한 것도, 배터리 연구를 시작한 것도, 블룸에너지가 벤처기업일 때 가장 먼저 컨텍을 한 것도 현대중공업이었다”면서 현대에너지솔루션의 에너지 신산업의 발굴과 시장 창출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박 대표는 현대중공업 그룹의 ‘도전의 DNA’와 현대일렉트릭, 현대에너지솔루션 등 그룹사들 간의 시너지 효과를 십분 활용해 다양한 사업모델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경영철학을 묻는 질문에 “평소 직원들에게도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해봤어’ 정신을 강조하곤 한다”고 답했다.

“경계를 넘는 전략적, 창의적 사고는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라 ‘먼저 길을 찾고, 길이 없으면 만들면 된다’는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부터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경계를 뛰어넘는 현대에너지솔루션의 행보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He is…

▲연세대학교 법학과 졸업

▲현대건설㈜ 입사 (1995)

▲현대중공업㈜ 서울사무소 경영지원부장 (2007~2014)

▲현대중공업㈜ 기획실 자산운영팀장 (2015)

▲한국조선해양㈜ 자산부문장 (2016~)

▲한국조선해양㈜ 자산부문장 겸 현대일렉트릭㈜ 배전영업부문장 (2019~2020)

▲한국조선해양㈜ 자산부문장 겸 태백∙창죽∙태백귀네미 풍력발전㈜ 대표이사 (2018~)

▲현대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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