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이차전지 위주, 국제표준과 개발시험에 필요한 100여종 장비 갖춰
전기차 시장 연평균 30% 급증, 전기차 시험인증 주력
LG에너지솔루션과 협약, 차세대 이차전지 표준개발 선도 지원도

충남 천안에 위치한  KTL 전력신산업기술센터에서 김범종 센터장이 이차전지시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 위치한 KTL 전력신산업기술센터에서 김범종 센터장이 이차전지시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기신문 강수진 기자]“이차전지 산업의 청사진보다는 걱정되는 부분에 먼저 눈길이 갑니다. 가령 이차전지를 사용하는 전기차의 경우 우리는 극적인 상황에서 시험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과적으로 안정성에 대한 이슈가 극복돼야 전기차 비율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책임감을 갖고 시험인증을 실시할 수밖에 없어요.”

이차전지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범종 KTL 전력신산업기술센터장이 한 말이다. 어쩔 수 없는 ‘직업병’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듯하다.

위압감이 들만한 규모에 깔끔하게 지어진 KTL 전력신산업기술센터의 외부 전경과 달리 내부는 상당한 폭발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센터 안으로 들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안전모 착용이었다. 검게 그을린 벽과 메케한 냄새가 밴 시험 챔버는 현장 실험의 폭발력과 위험성을 대변했다.

본지 기자가 시험 챔버의 문을 닫으려 해보지만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이차전지 시험 시 화재 및 폭발에 따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센터 내부에는 시험 장비들의 안전장치가 이중, 삼중으로 설계돼 있다.
본지 기자가 시험 챔버의 문을 닫으려 해보지만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이차전지 시험 시 화재 및 폭발에 따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센터 내부에는 시험 장비들의 안전장치가 이중, 삼중으로 설계돼 있다.
김범종 센터장은 “이차전지 시험은 크게 3개 팀으로 나누어 실시하는데, 안정성과 성능을 평가한다”며 “안전성은 낙하와 압착, 충전, 과방전, 과열시험 등을 통해 확인하며, 실제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어나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는 부분을 시험하는 것이다. 또 성능시험은 배터리를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 라이프사이클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충남테크노파크 부지에 문을 연 중대형 이차전지 시험인증센터는 기술융합동과 전지시험동으로 나눠져 있다. 부지 8119㎡에 연면적 5435㎡ 규모로, 국제표준과 제조사 개발시험에 적합한 100여종의 최신 시험장비를 구축하고 있다.

센터의 주 시험대상인 이차전지는 쉽게 말해 충·방전이 가능한 모든 배터리다. 휴대폰, 노트북, 손목시계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전자기기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충청권은 이차전지 글로벌 대기업을 포함해 부품·소재 및 팩 제조 기업들이 밀집된 지역”이라며 “근거리에서 기술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산업경제 활성화와 제품 기술력 향상, 나아가 수출 지원에 적극 나서고자 한다”고 개소 배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는 지금 총성 없는 ‘배터리 전쟁’ 중이다. 특히 그린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30%씩 급성장하면서 전기차 핵심부품인 이차전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흐름을 짚었다.

이에 따라 센터도 전기차 시험인증에 주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신속·정확한 시험평가 및 기술지원을 제공해 이차전지 산업육성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 이차전지 분야 연구개발(R&D) 협업을 통해 차세대 이차전지 표준개발을 선도해 국내 기업이 글로벌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시장 선점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차세대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급부상에 따라 항공성능평가 등 다양한 분야로의 사업확장도 모색하고 있다.

센터는 또 이차전지와 관련된 각종 전기안전사고 원인 규명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휴대폰 발화원인 분석을 위한 사고조사 센터로 활동하며 발화사고에 따른 배터리 시험분석을 통해 사고원인 규명에 나섰고,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시험분석지원기관으로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분석 등을 지원했다.

김 센터장은 “이차전지는 제2의 반도체라 불릴 정도로 유망한 국가 전기사업인 만큼 정부와 발맞춰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이 보람된 부분”이라며 “특히 배터리는 안전성이 큰 이슈다. 가령 드론도 자칫 날아다니는 폭탄이 될 수 있는 만큼, 안전을 충분히 확보해 배터리 산업과 시험인증이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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