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으론 처음 참여의사 밝혀, 오는 30일 최종사업자 발표
업계에서는 “예상 못한 일”, 많은 대·중기 참여토록 수익성 담보돼야

아파트 AMI 시스템 구성도.
아파트 AMI 시스템 구성도.

[전기신문 강수진 기자] 지난해 정부 그린뉴딜 정책 일환으로 출발한 ‘가정용 스마트전력 플랫폼 사업(이하 아파트 AMI 사업)’에 국내 전기업계를 대표하는 대기업이 참여 제안서를 제출해 결과가 주목된다.

특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2.0 사업에서 아파트 AMI가 대표 사례로 언급된 가운데 이 같은 참여 소식이 들려 업계는 선정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번 아파트 AMI 사업공고(28만8000호 규모)에 참여의사를 밝힌 대기업은 LS일렉트릭이다.

LS일렉트릭은 AMI 관련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왔으며, 1만원 대의 저가형 E-Type 계량기를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사업에 LS일렉트릭은 중소기업 3곳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 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6월 한국스마트그리드사업단이 고압수전아파트 대상 28만8000호에 대한 AMI 사업자 추가 모집을 진행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 주 신청이 마감됐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수익성은 적지만 공동주택으로는 규모가 큰 사업이라 향후 수집 데이터로 사업모델을 개발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또 분산형 전원이나 탄소중립이 대세가 된 시점에서 중소기업과의 상생과 AMI 보급 활성화에 기여해 업계 발전을 이루고자 제안서를 내게 됐다”고 사업참여 배경을 설명했다.

향후 일정은 22일 심의위원회를 연 뒤 오는 30일 사업자를 선정하며, 곧바로 협약체결 이후 사업에 착수하게 된다.

LS일렉트릭의 사업 참여를 두고 업계에서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그동안 아파트 AMI 사업은 수익 메리트가 없어 대·중소기업 모두가 등을 돌려왔기 때문이다. 실제 첫 사업 공고 당시 누리플렉스(구 누리텔레콤) 컨소시엄만 참여해 한 차례 유찰됐으며, 이후로도 누리플렉스 컨소시엄 홀로 참여를 지속하다 최근 들어서야 2개 컨소시엄이 참여 제안서를 제출했다.

스마트그리드사업단 관계자는 “최대한 공고 기한을 준수해 최종 사업자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달 중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고 현재는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아파트 AMI 사업의 경우 중소기업이 단일규모로 진출하기에는 규모가 커 대기업의 참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사업 참여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10년간 사업을 유지 관리하면서 들어가는 비용 부분이다.

10년 간 데이터 저장 비용에만 약 수십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제 수익이 그만큼 나올지가 미지수라는 게 업계 얘기다. 이번 사업에 관심을 뒀던 한 이동통신사 역시 사업 참여를 신중히 검토해 왔지만 막판에 수익성 문제로 인해 참여하지 않기로 결론을 낸 바 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LS일렉트릭의 참여 여부와 별도로 아파트 AMI 사업에 가급적 많은 대·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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