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산림 바이오에너지를 활용해 기후위기 시대에 적극 대응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산림바이오매스 연료로는 목재펠릿이 있다. 실제 각국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에 제출한 LEDS(장기저탄소 발전전략)를 살펴보면 산림부문 주요 전략으로 대부분 산림바이오에너지 활성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미국 농무부는 유럽 지역 목재펠릿 작년 소비량이 3천만t을 돌파해 안정적인 상승세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5년 152만t이었던 전체 목재펠릿 소비시장이 2020년 325만t까지 2배가량 성장했다.

다만 국산 펠릿의 낮은 경제성과 90%에 달하는 수입 의존율은 문제다. 한국의 펠릿 수입량은 세계 3위 수준이다. 국회를 비롯한 각계의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산림청과 관계부처는 2018년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정책을 시행했다. 산림 등에 버려진 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면서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나뭇가지 등을 목재 펠릿화해 에너지로 활용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대체하고 탄소배출을 감축한다는 취지다. 벌목된 나무가 아닌, 방치되거나 버려진 산물을 활용하므로 진정한 국산 재생에너지라 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산림재해 예방으로 국민안전을 증진하는 효과도 있다. 목재펠릿의 국산화로 에너지 안보에 기여한다. 탄소중립 자원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주목할 것은 산불이다. 산불은 국가재난 수준으로 확대되는 실정이다. 최근 10년간 산불 발생은 4700건이 넘었고 사상자는 134명에 달했다. 산림 내 축적된 나뭇가지나 낙엽 등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가 산불의 도화선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며 그 수량만 연간 약 400만t에 달한다. 적극적으로 수거해 사전에 화재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수집된 부산물은 기술적 여건을 감안할 때 약 200만t의 수입 펠릿을 대체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로 제조한 국산 펠릿 점유율이 약 10%로 올라섰고 생산능력은 3년 전 대비 약 90만t으로 3배가량 성장했다.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활발한 민간투자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160만t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하지만 이렇게 국가적으로 명분이 충분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하락하는 REC 가격과 다양한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정책 시행 3년 만에 산업이 붕괴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전공기업의 국산펠릿 실수요량도 절반으로 감소했다.

정통한 전문가는 인터뷰를 통해 “기후변화 시대에 산림정책이 국제적 추세를 반영해 일관성 있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특히 산림바이오매스는 생산부터 발전까지 모든 과정이 국내에서 이뤄지는 유일무이한 재생에너지원이다. REC 조정을 통해 수입산과의 대비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여 우리 산업을 활성화해야 할 필요가 분명하다”고 전했다.

사단법인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협회를 비롯한 산업계는 “상황이 어렵다 보니 국내 업체간 불필요한 생존경쟁과 대량실업 위기에 내몰렸다. 재생에너지원 중 최초로 관련 산업계 전체가 파산하는 상황이 대한민국 탄소중립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결국 빈 자리는 수입산 펠릿이 다시 채울 것이며, 균형 있는 전원믹스는 요원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REC 가중치가 즉시 조정되지 않을 경우, 제조시설 피해액만 약 5520억 원으로 추산된다. 영세기업이 대부분인 원재료 공급사만 약 200개 이상이다. 건설 중인 제조시설, 물류 등 간접산업 피해를 고려하면 최소 600개 회사가 무너져 그 피해액은 약 1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적 배려가 시급한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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