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철 경제칼럼니스트 한국경제언론인포럼 회장
김상철 경제칼럼니스트 한국경제언론인포럼 회장

지난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영국 남부 바닷가 콘월에서 2년 만에 G7 정상회의가 열렸다. G7은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독일, 일본의 7개 선진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은 호주와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참관국으로 초대받았다. 사실, G7 정상회의에 한국을 초청한 것은 미국 정부의 뜻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G7 국가들은 모두 다 민주주의가 자리 잡은 나라들이다. 미국은 기존 G7에 한국과 호주, 그리고 인도를 추가해서 민주주의 10개국 모임, 이른바 D(Democracy)10을 만들어 중국에 대응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우리가 G7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정상회의 참가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7개국의 바로 다음 수준, G8 반열에 올랐다는 얘기도 나왔다. 우리나라의 경제력을 G7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일까. 일단 한 나라의 경제력을 가늠하는 GDP 규모로 보면 한국 순위는 2019년 기준으로 12위였다. 아직 통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의 영향을 받은 2020년의 GDP를 IMF 추계치로 산출해보면 1조8000억 달러로 코로나의 타격이 컸던 러시아와 브라질을 제치고 10위로 올라갔을 것으로 보인다. G7 중에서 GDP가 가장 적은 캐나다는 우리보다 조금 많은 1조8800억 달러다. G7 국가들을 빼면 단 두 나라, 중국과 인도만이 우리나라 앞에 있다. 국민의 생활 수준을 알려주는 1인당 소득을 보면 우리나라가 G7 중에서 1인당 소득이 가장 낮은 이탈리아를 앞섰을 가능성이 크다. 경제전문매체인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의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사상 최초로 주요 7개국 수준에 진입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작년 코로나 19로 크게 멍든 이탈리아가 3만 달러를 겨우 넘는 데 비해, 한국은 3만1000달러쯤으로 앞서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탈리아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얘기다. 작지만 부유한 나라가 많다. 1인당 소득으로만 보면 한국은 세계 26위 정도다. 구매력평가 환율로 다시 추정한 1인당 소득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이탈리아는 물론 일본보다도 앞선다. 하지만 구매력 기준으로도 우리 위에는 여전히 24개국이 있다. 한국의 1인당 소득은 박근혜 정부 마지막 해에 3만 달러를 처음 돌파한 후 계속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MF는 한국을 포함한 39개국을 선진 경제로 분류한다. 우리의 소득 수준은 이 그룹의 평균치인 4만6350달러에 비해서도 30% 낮다.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에서 G7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40%가 넘는다. 지금은 G7이지만 처음에는 G6였다. 1975년 프랑스 파리 근교에서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서독, 이탈리아 정상이 만나 주요 6개국 이른바 G6의 첫 정상회의를 열었다. 냉전이 한창이던 시기였다. 자본주의 진영의 주요 국가들이 세계 정치, 경제의 주요 문제를 함께 논의하는 틀이 만들어진 셈이었다. 다음 해에는 캐나다가 합류해 주요 7개국, G7이 되었다. 냉전이 끝난 뒤인 1998년 러시아가 합류해 잠시 G8이 되었지만, 2014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영토였던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하자 러시아를 제외하면서 다시 G7으로 돌아왔다. 미국의 의도대로 민주국가들의 모임인 D10이 만들어질 경우, 전 세계 국내총생산에서 10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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