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156개 IDC 구축 20년 만에 3배 늘어나
KDCC, 산업교류의 장 정책건의 창구 役 ‘톡톡’

[전기신문 김광국 기자]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신산업의 첨병으로 부상하고 있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는 IDC 확대 흐름을 가속화하는 촉매제가 됐다. 언택트(비대면)산업의 부상으로 인터넷·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남에 따라 IDC산업도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한국은 세계 시장의 성장 열쇠를 거머쥔 핵심 국가로 거론된다. 높은 전기품질과 세계 최고수준인 IT·통신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춘 데다 급성장 중인 아시아권역으로 진출할 거점 역할까지 겸하고 있어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력산업계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IDC의 대형화로 최소 사업비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데다 산업 특성상 엔진·비상발전기·무정전전원장치(UPS)·수배전반 등 거의 모든 전력기자재 설치·운영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KDCC, 회장 강중협)는 본궤도에 오른 국내 IDC산업을 활성화하고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해나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KDCC는 국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IDC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발전시켜나갈 산업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산업계의 요구에 부응해 지난 2018년 출범했다.

현재 국내 주요 IDC 및 ICT 장비·기반시설·서비스 등 연관 산업 간 상호 협력증진·기술교류 강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관련 산업계를 대표하는 대정부 정책건의 공식창구로도 기능하고 있다.

국내외 IDC산업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또한 이제 막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국내 IDC산업은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KDCC와 함께 IDC산업의 미래를 가늠해봤다.

◆IDC, 현대 사회의 디지털 발전소= 지능정보사회 전환이 본격화되며 데이터를 수집·저장·분석·구현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중요해짐에 따라 IDC의 전략적인 가치는 더욱 커졌다.

KDCC에 따르면 센터 수를 기준으로 국내 IDC는 2000년 53개에서 매년 평균 5.9%씩 성장, 지난해 기준 156개가 운영되고 있다. 같은 기간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연평균 7.4% 증가해 44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상업용 IDC의 IT 전력공급량은 2000년 약 35MW 수준에서 2020년 약 400MW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시장 규모 또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17년 7055억원이었던 민간 상업용 IDC 시장 규모는 해마다 증가해 올해 838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자사용 IDC 시장까지 모두 더하면 그 규모는 무려 3조2500억원에 달한다.

◆입지변화·탄소중립, IDC산업의 선결과제= IDC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새로운 현안들도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수요 증대에 따른 입지 선정 문제와 탄소중립 등 친환경 에너지전환 대응이 대표적인 예다.

먼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CSP(Cloud Service provider) 기업의 국내 데이터센터 수요에 힘입어 신규 코로케이션(Co-location, 공간 임대형) IDC는 수도권, 충청, 경남 등 2024년까지 최소 19개 이상 건립될 예정이다. 또한 데이터센터 수요 확보 및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대형,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구축이 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IT전력공급량 기준으로 환산 시 2020년 400MW였던 공급량은 2024년 19개 센터 완공 시 553MW 증가된 953MW가 공급될 전망이다. 하지만 수도권 내 부지 및 전력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추후 인천, 경기 서부, 경기 동부 등 대체 부지를 찾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및 지자체에서도 이미 일부 지역의 특색을 활용한 정책적 이슈를 해소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전용 산업단지를 구축해 데이터센터 유치를 준비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의 소양강 심층수를 활용한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 새만금의 수상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데이터센터파크, 평택시의 LNG 냉열을 이용한 에너지 파크 등이 대표적인 예다.

탄소중립 등 기후변화 대응도 주요한 현안이다. 이미 글로벌기업은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동참하고자 온실가스(이산화탄소) 탄소중립캠페인(RE100) 참여를 선언하며 발빠르게 대응해나가고 있다.

IDC의 경우 여러 가지 시설과 설비가 긴밀히 연결돼 완공 후 설비 변경이 쉽게 이뤄지기 힘들고 국내 지리적 특성상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어렵다는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 가운데 IDC산업의 확대를 추진하면서도 친환경성을 확보해 균형점을 찾는 게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KDCC, 건강한 산업생태계 조성 ‘앞장’= KDCC의 회원사는 올해 6월 기준 14개의 IDC 운영 사업자와 설계, 설비, 금융, 인증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는 69개의 솔루션사 등 산업 전반을 이끌어 나가는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까지 데이터센터에 대한 법적 정의와 근거가 전무했을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등 기본적인 개념 정립조차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일례로 이미 산업이 확산일로에 있었던 미국·유럽 등 해외 선진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IDC 건물 한 개소가 소도시와 맞먹는 전력을 사용한다며 ‘전기먹는 하마’라는 오명까지 붙었을 정도로 그 인식과 위상이 현저하게 낮았다.

이에 KDCC는 정책연구·조사 및 규제 개선,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화 사업, 협의체 운영 및 전문 전시회 개최, 국제교류, 산업 동향 조사 등 5가지 주요 활동을 통해 IDC 산업활성화에 주력해왔다.

특히 그간 법적으로 정해져 있지 않은 IDC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건축물 용도를 신설하고 그에 따른 후속 조치로 주차장법을 개정하는 등 IDC의 특성을 반영한 규제 개선 활동을 최근까지 펼쳐왔다.

이밖에도 KDCC는 ISO/IEC JTC1 SC39 국제 데이터센터 표준 관련 회의에 한국대표로 참여하고 있으며 IDC 에너지 효율을 검증하고 등급을 부여하는 그린데이터센터인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채효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KDCC) 전무

“신산업 확산되면 IDC 성장 가능성 더욱 커질 것”

“국내외 시장 겨냥한 선도모델 구축·표준화 주력”

“‘프라이빗(private) 센터’의 성격이 강했던 데이터센터가 산업의 변화로 인해 범용이 가능한 상업용 인터넷데이터센터(IDC)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이 확산되면 IDC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겁니다.”

채효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KDCC) 전무는 IDC산업 전망을 묻는 말에 ‘성장 가능성’을 첫 단어로 꺼내놓았다. 채 전무는 30여년간 국내 민간부문에서 IT산업 관련 법·제도를 다뤄온 전문가다. 현재 행정안전부 전자정부협력추진단 추진위원으로 활동 중이기도 하다.

채 전무는 “과거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높은 자본 투자 및 기술 진입장벽을 극복 가능한 통신·IT 등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돼 왔으나, 최근에는 기업 및 공공부문의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범용성이 강한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시장의 성장성·수익성이 높다 보니 리츠(REITs)기업, 대형건설사, 자산운용사 등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도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전통적인 제조산업이 주류인 현재 산업구조를 고려할 때 정보기술(IT) 적용을 늘려나가는 점진적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이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채 전무는 “정부와 공공부문은 IT 도입이 상당히 진척됐으나 제조부문은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IDC를 축으로 한 클라우드 환경 구축이 본격화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만으로도 DT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제조부문을 필두로 한 성장세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는 IDC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모델 구축을 꼽았다. 국내 기업에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고,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까지 공략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사업모델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채 전무는 “국내 IDC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사업별 국산화 제품 도입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 조사할 계획”이라며 “KDCC는 이를 통해 IDC사업의 선도모델 구축, 표준화, 모듈링 등을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선도모델이 구축되고 나면 국내 산업 활성화는 물론 이후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도 보다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IDC산업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한 인재육성과 교육 또한 KDCC의 주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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