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생명이 살기에 최적화되어있는 항온을 유지하는 혹성이다. 항온을 유지하는 힘은 지구의 온실효과에 있다. 지구물리학자들은 전혀 열이 없는 상태인 절대영도(-273.15℃)에서 지구의 내열과 외열을 통해 15℃의 평균온도를 형성했고 평균온도는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에 의해서 보존된다고 한다. 그리고 근대의 지구는 소빙하기를 지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지구는 태양에 대한 공전을 통해서 일 년의 온도차를 경험하고 자전을 통해서 매일의 온도차를 경험한다. 하지만 지구 상태의 갑작스런 변화 예를 들어서 화산폭발, 대기조성의 변화, 태양활동 등은 지구의 온도에 일시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후변화는 지금까지 지구가 경험하고 있던 기후변화와 다르다. 북극의 빙하가 녹고 있으며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고 있다. 그리고 국가 전체를 공격하는 산불이 일어나고 있다.

학자에 따라 짧게는 수백년 만에 길게는 수천년 만에 경험하는 일이라고 한다.

환경론자들은 그 원인을 인간 스스로에게 찾고 있다. 인간에 의해 대기에 축적된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때문에 지구 온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기와 지구의 순환과정에 필요한 탄소량(현재 대기에 축적된 탄소량은 400ppm이라고 추정한다)을 초과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환경론자들의 주장을 수용한다면 오히려 인간이 지구상에서 번성한 것 자체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며 극단적 기후변화의 원인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호흡과 활동은 산소를 들이마시고 탄소를 내뱉는 일의 반복이며 가축 역시 인간과 동일하다. 인간이 만든 문명의 기기들 역시 화석연료를 태우고 탄소를 내뱉는다.

스티븐 슈나이더는 1997년 쓴 책 ‘실험실 지구(Laboratory Earth)’에서 지구를 하나의 실험실로 간주하고 대기 중의 온실가스가 지구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생물들이 생명활동에 가장 적합한 수준으로 형성되어 있는 상태를 안정적 자연 상태로 간주하고 인간에 의해 증가된 온실가스가 심각한 기후온난화를 야기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지구물리학자들은 이미 대지와 대기가 이산화탄소를 통하여 연결되어있고 온실가스가 산업화 이전 수준(280ppm)에서 두 배로 증가할 때 기후는 약 4℃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Water A. Robinson은 2001년에 저술한 ‘Modeling Dynamic Climate Systems’에서 Stommel이 1961년에 제시한 열-염분 순환(Thermohaline Circulation THC)체계를 가진 ‘적도-박스와 극-박스의 2-Box’ 모델을 인용하면서 증발과 강수의 역할을 강조했다. 적도-박스에서는 뜨거운 온도가 해양표면수를 증발시키고 심층수의 염도를 높인다. 이 과정에 뜨거워진 해양표면수는 북쪽으로 흐르고 태풍이 발생한다. 북극 박스에서는 적도에서 형성된 뜨겁고 수분이 많은 공기가 찬 기온과 만나면서 강우를 형성하고 이동된 표면수와 함께 북극 해양은 높은 밀도를 가지고 깊고 차가운 바다에 빙하를 형성한다. 결국 북극 심층수의 염도가 높아지고 다시 적도로 밀려가게 된다.

그 원인은 증발과 강우의 변화이다. Ruddiman은 2001년 ‘기후변화: 과거와 미래’에서 지구는 탄소의 이동을 통해서 온도조절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대기의 이산화탄소(CO2)는 해수상층부로부터 증발된 수분(H2O)과 결합하여 탄산(H2CO3)을 만들어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해양의 수분을 더 많이 증발하게 만들고 더 많은 비를 내리게 한다. 해수면의 평균온도는 1860년 13.5℃에서 2000년 14.3℃로 증가했다. 빙하가 녹고 태풍이 강력해 지는 원인이다. 극단적 기후변화의 원인이다. 인간은 이런 현상을 인간에 대한 위협이라고 느낀다.

하지만 지구는 지금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자연발생적인 것이든 인위적인 것이든 대기에 축적된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그 원인이라면 탄소 저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구는 해양대류의 원천이자 깨끗한 수분의 저장고인 빙하와 지구의 생명활동인 증발과 강수를 통하여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 지구라는 거대한 생명체가 인간이라는 존재와 함께 공존하기 위해 건강한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몸살 하는 중이다. 지금이 지구의 노력에 인간이 화답할 때이다. 지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지구를 더 위험에 빠뜨린다면 지구는 인간을 포기할 수도 있다. 공존을 포기할 수도 있다.

2015년 6월 교황 프란치스코는 (더불어 사는 집을 돌보는 데에 관한) ‘회칙(encyclical)’을 통해 지구와의 공존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리고 지난 1월 25일 네덜란드가 주최한 ‘기후적응정상회의’에서 한국, 미국 그리고 바티칸 등 14개국의 정상들은 지구와의 공존을 위한 약속을 이루어냈다.

이젠 인류가 지구의 생명활동에 적응해야 할 때이다. 인간이 지구와 손잡고 녹색사회로 전환할 때이다.

안영철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한국형뉴딜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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