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30일~31일 양일간 제2차 P4G(Partnering for Green Growth and Global Goals 2030, 이하 P4G) 서울 정상회의가 개최된다. P4G는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로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목표를 달성하려는 글로벌 협의체이 다. 지난해부터 100개 이상의 국가들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는 상황에서, P4G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환경 분야 다자 정상회의’라는 점에서, 올 11월에 있을 글래스고 기후당사국 총회에 앞서 디딤돌 역할의 기대와 함께 그 의미가 더 각별하다.

P4G에서는 2015년 유엔에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중 기후변화 대응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5개 분야, 즉 식량, 물, 에너지, 도시, 순환경제를 다룬다. 특히 개도국에서 5개 분야의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혁신적인 파트너십을 발굴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공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뿐만 아니라 국제기구, 기업, 지자체, 시민사회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가능한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파리협약은 선진국/개도국의 모두의 참여를 이끌어 냈고, 동시에 기업, 지자체, 시민사회와 같은 비정부 행동가(non-state actors)들의 역할을 강조한 만큼, P4G의 파트너십은 정부 주도의 UN체제를 보완하는 확실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P4G 파트너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1) P4G의 5개 분야 중 하나여야 하고 2) 하나 이상의 영리(Commercial) 파트너와 비영리(Non-commercial) 파트너를 포함해야 하며 3)한 국가 이상의 개발도상국이 혜택을 받아야 한다. 4) P4G의 추가적인 자금지원이 있어야 하며 5) 해당분야의 어려움을 상업적으로 실행 가능한 솔루션을 통해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동안 분야별로 선정된 파트너십을 살펴보면 1) 다습한 곳에서 수확한 농작물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게 한 나이지리아의 저온저장소 설치 2) 물 부족 해결을 위한 베트남 지능형 누수관리 플랫폼 개발 3) 젖소모양의 태양광 패널을 제작해 전기를 만드는 ‘솔라카우(solar cow)’를 학교에 설치하여 아이들의 등교를 유도한 아프리카 ‘솔라카우’파트너십 4) 수많은 오래된 차량이 있는 중남미 거대도시에 대기오염과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탄소배출제로 버스 배치 5) 유행에 따라 버려지는 옷들의 섬유 재활용과 생산을 위한 방글라데시 순환패션 파트너십이 선정됐다. 필자가 속한 기관에서도 기업들과 연대하여 미얀마 환경부&농림부, 가나 에너지부 등과 협력하여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효율 쿡스토브(Improved Cook Stove) 보급 사업을 실시하며 개도국 정부로부터 큰 호응을 받아왔는데, P4G의 자금 지원과 상업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솔루션이 추가된다면 P4G파트너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IPCC 1.5도 특별보고서로 촉발된 2050 탄소중립은 우리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탄소중립은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 건물∙수송∙산업 등 여타 분야 의 탈탄소화와 전기화 실현으로 요약될 수 있다. 화석연료 기반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게 탄소중립은 그만큼 도전적인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이산화탄소 기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발전부문의 감축 기여도가 35.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주요 감축수단은 재생에너지(25%), 에너지효율(25%), 전기화(20%), 수소(10%), CCUS(6%) 순으로 조사됐다. 즉 탄소중립 실현의 가장 핵심은 에너지 부문의 대응일 것이다. 그래서 석탄 감축, LNG로의 전환, 재생에너지 발전 등 발전 공기업의 역할이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하다.

올해 글래스고 기후총회에서는 파리협약 6조 시장메커니즘의 주요 결정이 논의될 예정이다. 6조의 주요 내용은 당사국들은 자발적 국가 감축 기여(NDC) 이행에 자발적 협력을 추구할 수 있고, 일정 조건 하에 감축분의 거래가 가능, 청정개발체제를 발전시킨 지속발전 메커니즘, 비시장 접근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 세계 배출량의 94.6%를 차지하는 110개국이 NDC에서 국제탄소시장을 활용한 점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국제사회에서 자주 공헌해왔다. P4G를 계기로 개도국 에너지 분야 협력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에너지 ODA를 전담하고 있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는 P4G와 개도국 대상 에너지 프로젝트 발굴을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시의적절한 파트너십으로 6조 비시장 접근의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비롯해, 마이크로그리드, 에너지저장장치(ESS), 에너지효율향상 등 국내 발전 공기업을 비롯해 민간 기업들 역시 개도국 에너지 협력 사업 발굴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정부는 개도국과의 양자협력 체결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개도국 협력을 통해 전략적 탄소중립 실현을 꾀해야 한다. 이번 P4G에서 국제기구, 기업,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식 행사 및 부대행사들에서 에너지 분야의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파트너십 모델이 발굴되기를 기대해본다.

(재)기후변화센터 김소희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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