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 한국에너지공단 부산울산본부장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범부처적 노력이 활발하다.

지난 4월 13일 교육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기상청은 학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학생·학부모·교원 대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기후위기, 환경생태관련 체험교육을 지원하며, 탄소중립 시범·중점학교를 운영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부처별 전문분야를 활용한 환경생태교육을 강화하여 학교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말이다.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처럼 현재 세계 각지에서 기후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세대는 다름 아닌 기후위기를 직면하게 될 ‘미래세대’들이다. 이번 업무협약은 미래세대들에게 어릴 때부터 환경위기를 이해하고 해결을 위한 실천행동을 지원하는 출발점이 되리라 본다.

그러면 앞서 언급한 탄소중립의 본래 의미를 한번 살펴보자.

탄소중립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더 이상 증가되지 않도록 순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즉, 나무를 심어 배출량을 흡수하거나, 풍력·태양광 발전과 같은 신재생설비를 설치하여 실질적인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학교에서도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배출량을 ‘0’이 되도록 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법 중 하나는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는 것이다. 요즘 학교 옥상이나 운동장 스탠드에 태양광발전설비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50k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면, 연간 발전량이 62,560kWh 생산되며, 이는 전기요금으로 보면 년간 600만원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는 찜통 교실을 걱정하지 않고, 태양으로부터 오는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태양광 발전으로 인해 감축된 온실가스 배출량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상쇄제도에 등록해 1톤당 2만5000원(21년 5월기준)의 배출권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이 수익을 학교 탄소중립 활동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현재 설치된 설비를 잘 유지 관리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태양광 모듈의 기대수명은 15~30년으로 반영구적이지만, 모듈에서 생산되는 직류전기를 교류로 바꾸어 주는 인버터는 7년에서 10년 정도에 교체가 필요하다. 학교에서는 신재생 설비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시설관리자의 전문성 부족으로 원활한 보수가 되지 않고 있다. 신규로 신재생설비를 보급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기존에 설치된 설비를 잘 관리해서 수명을 연장하고 발전량을 늘리는 일은 환경적 측면에서 더 유용하다.

올해 5월 3일부터 6월 24일까지 부산시교육청과 한국에너지공단 부산울산지역본부는 부산시 공립학교 68교의 노후 태양광 설비 (준공이후 10년이상, 총1.8MW)를 모두 점검하고 시설 개선을 통해 발전량을 늘리는 리파워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에는 지역의 신재생설비 전문기업 5곳도 함께 참여해 드론 열화상카메라를 활용한 무료 점검을 지원한다. 육안으로 식별 불가능한 경년 열화, 열점(hot spot)현상, 파손 패널을 집중 점검해 학교 태양광 설비의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학교에 설치된 신재생설비는 신재생에너지 체험 현장교육과 연계해 활용할 수 있다. 태양광, 태양열, 지열과 같은 설비의 특성을 살펴보고, 컴퓨터 화면으로 실시간 발전량을 확인하는 살아있는 현장 교육이 가능한 것이다.

학교 탄소중립이라는 국가적인 과제를 위해 범부처적 노력이 시작된 것은 희망적인 일이다. 미래세대가 생활하는 학교 탄소중립실현은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자연스럽게 신재생에너지를 체험하고 그 위에 환경생태 교육이 더해질 때 가능해 질 것이다.

김형중 한국에너지공단 부산울산본부장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