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리튬이온 이차전지, ‘테슬라 로드’와 ‘토요타 로드’ 기로에 서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작성 : 2021년 05월 18일(화) 10:10
게시 : 2021년 05월 18일(화)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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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차량 전자화에 관해 수면 아래에 있던 상반된 의견이 다시금 부상하고 있다. 하나는 2030년 이전에 배터리 단가는 kWh당 100달러 이하와 기타 비용 절감으로 종국에는 배터리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 총소유비용(TCO;Total Cost of Ownership)이 크로스오버하는, 이른바 ‘코스트 패리티(Cost Parity)’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배출 규제’ 결과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 정책을 선언하는 국가가 나타나며 EU와 중국에서 촉발된 2020년 배터리 전기차 판매 급증 추세가 탄력받았다. 200마일 이상의 충전후 주행가능거리, 잘 갖춰진 고속/초고속 충전 인프라로 2035 ~ 2040년이면 배터리 전기차가 주종이 될 거라 보는데 이 시나리오는 테슬라로 대별되는 ‘테슬라 로드’라 부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2030년경 배터리 전기차보다 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미국에서 과반을 넘을 거라는 관측이다. 아무리 완벽한 이차전지가 나온다 해도 10년 안에 차량들이 여전히 화석연료를 쓰게 될 거란 건 내연기관 자동차 전동화의 최종 진화형으로 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이야기한다.

여기에 하나 더한다면, 내연기관 차량과 사용자 경험이 가장 흡사한 전기차로 연료전지 전기차도 가능성이 꼽힌다. 이런 전망엔 ‘배출 규제’를 넘어선 ‘탄소중립’ 측면에서 배터리 전기차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나 풀 하이브리드 대비 우위에 있기 어렵다는 영점 조정도 한 몫 한다. 이 시나리오는 토요타의 핵심 주장을 담고 있는 ‘토요타 로드’라 할 수 있다.

우리 자동차용 이차전지 산업이 갈 길은 테슬라 로드와 토요타 로드 사이의 그 어딘가에 있다. 두 주장은 모두 이차전지 기술 발전 및 가격 하락과 차량 전자화란 기술적 진화의 결과이기도 하다. 전자는 배출 규제로 내연기관 자동차가 퇴출되며 배터리 전기차가 주종으로 갈 것이란 말이고, 후자는 탄소중립으로 대부분의 내연기관 자동차가 플러그인과 하이브리드화되면서 여전히 살아남는데 더해 외려 연료전지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와 흡사한 사용자 경험 제공으로 결국 부각될 거란 이야기다.

최근의 배터리 전기차 제조사들의 배터리 (사실상) 내재화 파고가 테슬라에서 시작되어 VW, GM, 포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차전지 산업에 위기이자 기회인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위에 밝혔듯 ‘테슬라 로드’와 ‘토요타 로드’의 갈림길에서 우리가 어디쯤 보고 가야할지도 중요한 상황이다. 이차전지 산업이 준비하고 대비해야 할 게 간단치 않은 시절이 왔다.

‘2020년대 중반 이차전지 수급 불균형’이란 시나리오는 ‘테슬라 로드’를 따를 때나 가능한 이야기이며 ‘토요타 로드’를 생각한다면 몇 년 안에 완만한 성장세로 돌아서며 이차전지 과잉으로 이차전지 산업의 국가간 경쟁은 지금보다 훨씬 치열하게 전개될 수도 있다. 국가간 경쟁이 치열할 때 일어나지 않았으면 싶은 최악의 개별 시나리오를 우리 이차전지 산업의 약점에 기반하여 몇 가지만 이야기해본다면, 1. 과대평가된 배터리 시장성, 2. 삼원계 양극활물질 전구체 확보 실패, 3. 파우치의 몰락, 4. 중국외 지역 LFP 시장 점유율 확대, 5. 급격한 증설 후유증으로 품질 관리 실패, 6. 미국, EU 이차전지 산업 개화 등이 있다.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는 마당인데 증설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흔히들 ‘위기’가 ‘기회’라고들 하지만, ‘극복하지 못한 위기’는 ‘위기’로 남아 ‘참사’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앞서 이야기한 바의 ‘테슬라 로드’를 당연시하는 건 근시안적 시각이다.

‘친환경적 전기차는 없으면 전기의 친환경성에 종속된다’는 걸 2011년 본인 저서 ‘그린카 콘서트’에서 이미 지적한 바가 있다. 전력 수급 구조에 따라 국가별 전기에너지의 친환경성은 다르며 그 결과 외려 풀 하이브리드를 운용하는 것보다 배터리 전기차를 운용하는 게 CO2 발생총량 측면에서 더 큰 사례도 있다.

결국 전력 수급 구조까지 다 감안하지 않으면 진정한 친환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배기구에서 나온 CO2 총량 문제는 ‘배출의 편재화’로 우리에게 쾌적한 생활 환경을 제공하는 건이다. 마치 실내 금연하고 집밖의 흡연 장소에서만 피우게 하는 거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담배 연기는 발생하기 마련이듯 ‘탄소중립’이란 개념은 단순 용돈 기입장 수준에서 벗어나 발생의 대변과 제거, 처리 총량의 차변의 대차대조표를 맞추겠다는 이야기이다.

탄소 발생 및 제거 처리의 대차대조표를 맞춰봤을 때 토요타가 지적한 바의 플러그인, 풀 하이브리드, 그리고 연료전지 전기차의 중요성은 배터리 전기차보다 나을 때가 많다. 거기에 더해 세 차종의 사용자 경험은 ‘집밥’을 먹일 수 있다는 배터리 전기차 장점 외에는 아주 자연스럽고 익숙하다.

‘탄소 배출’에서 ‘탄소 중립’의 시대로 전이될 때 과연 테슬라 로드와 토요타 로드 중 어느쪽을 따라가는 게 현명할지 다시 한 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윤병효 기자 기사 더보기

chyyb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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