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PPA 활성화 위해 정부 선제적 지원 필요
망 이용요금, 일반 소비자와 형평성 고려돼야

‘기업 PPA 활성화를 위한 전력시장 제도개선’ 포럼에 참여한 패널들이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 PPA 활성화를 위한 전력시장 제도개선’ 포럼에 참여한 패널들이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신문 정재원 기자] PPA법은 신재생에너지 공급사업자에 한해 직접 전력구매계약을 허용하는 법안이다.

발전사업자와 소비자 간 전력거래가 허용되기 때문에 사실상 한전이 독점하던 전력시장이 일부 개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업 PPA 활성화를 위한 전력시장 제도개선’ 포럼은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국전력공사, 대한전기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했고 좌장은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패널토론으로 강경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시장과장, 정창진 한국전력 요금기획처장, 최대진 SK E&S Renewables 그룹장, 김성수 한국산업기술대 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 등이 참석했다.

김종갑 대한전기협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전기사업법 개정으로 전력시장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전력망 이용요금과 계통운영과정 서비스비용 논의가 필요하다”며 “오늘 논의가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시대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완 교수의 발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선 지역별 차등 요금제 등 망 이용요금과 관련된 깊은 논의가 오갔다.

양이원영 의원이 “수도권에서 전력이 부족해 원전 등을 먼 지역에서 끌어다 쓰는데, 그 비용을 전기사업자가 내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자 강경택 산업부 전력시장과 과장은 “산업부에서 분산에너지 로드맵을 준비하는데, 핵심 사업으로 지역별 망 이용료 차등도 생각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향은 한전과 합의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론에선 기업PPA 활성화를 위해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대진 SK E&S 그룹장은 “RE100 참여기업이 안정적인 RE100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RE100을 이행할 수 있도록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직접 PPA가 그린프리미엄제 등 여타 RE100 이행방안 대비 가격경쟁력이 아직 낮기 때문에 향후 그리디패리티 도달 전까진 망 이용요금 부과 면제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2000만 가구가 쓰는 전력이 국내 상위 10개 다소비 기업과 비슷해 결국 기업이 노력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앞으로 요금도 기후변화를 부담하는 방향으로 상향될 것이기 때문에 기업도 이를 인식해 선택해야 하고, 정부도 기업PPA 활성화를 위한 혜택 등을 제공해 재생에너지가 확대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PPA 자체도 기후위기 대응 정책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에 기업 차원뿐만 아니라 정부의 선제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한전은 요금제도에 관련한 형평성을 이야기했다.

정창진 한전 요금기획처장은 “기업 PPA 관련 망 이용요금 부과와 더불어 일반 전기소비자와의 형평성이 고려돼야 한다”며 “일반 소비자의 전기요금에는 복지할인, 특례할인 외에도 정부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비용과 계통운영 관련 비용, 송배전 손실비용 등이 모두 포함돼있는 반면 기업 PPA 전기사용자는 한전이 망 이용요금만 부과하기 때문에 형평성이 훼손되고 일반 소비자에게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의 경우 망 요금에 이런 비용이 전부 포함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송전사업자와 계통운영자가 분리돼 판매시장 개방이라는 이슈에 대해 종합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또 다른 관심사는 발전공기업이 기업PPA에 참여할 수 있냐는 질문이었다.

국가정책이 신재생에너지 위주로 흘러간다면 석탄 등 기존 발전공기업이 지닌 자산들이 좌초자산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승완 교수는 “이론상 발전공기업이 기업 PPA에 참여할 수 있다”며 “발전공기업이 지역경제와 크게 맞물려 있어 연착륙할 출구전략으로 신재생에너지 겸업을 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다만, 구조적인 큰 변화가 오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