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배터리로 힘차게 달리는 전기버스”

피엠그로우가 개발한 배터리 잔존성능 평가 장비.
피엠그로우가 개발한 배터리 잔존성능 평가 장비.

[전기신문 정세영 기자] 배터리·전력IT 전문기업 피엠그로우(대표 박재홍)는 IT(정보기술)를 기반으로 배터리 관리와 사용 후 배터리의 ‘재사용(Reuse)’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 재사용은 말 그대로 다 쓴 배터리를 변형하지 않고 그대로 다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11년 설립한 피엠그로우는 2019년 기준 매출 65억원에 4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작은 기업이지만 보유역량만큼은 글로벌 기업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피엠그로우의 핵심 역량은 배터리 관리기술과 데이터 부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배터리팩의 제조부터 전주기 관리,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피엠그로우의 사업영역은 ▲배터리 자동교환 전기버스 시스템 공급 ▲전기차, ESS용 배터리 시스템의 설계, 제조, 운영, 유지보수 ▲전기차 배터리 충전관리시스템(EVC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 전력기반 SW 개발 및 시스템 통합 ▲전기차 멤버십 서비스다.

특히 자체 개발한 스프트웨어와 통신 모뎀을 통해 자체적으로 공급한 전기차 배터리의 사용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배터리 재사용 사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는 게 피엠그로우 측의 설명이다.

피엠그로우에 따르면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배터리 전주기에 걸쳐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능이 다한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정확한 성능 평가를 통해 재사용한다. 재사용 분야는 전기차 배터리로 다시 사용하거나 다양한 용도의 ESS 제품 등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사용후 배터리는 이제 막 시장이 생긴 분야인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관련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현재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정보는 피엠그로우를 비롯한 몇몇 업체가 독점하고 있다.

박재홍 피엠그로우 대표는 지난 4월 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현재 60대의 전기버스에 배터리팩 제품을 공급했고 이 가운데 40대는 나중에 사용후 배터리로 제작한 제품으로 교체한 실적을 갖고 있으며 연내 20대로 사용후 배터리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피엠그로우는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 실증사업에 대한 규제샌드박스 총괄사업자로 선정됐다.

피엠그로우가 자체 보유한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해 전기차 급속 충전용 ESS를 제작하고, 김포 선진버스가 이를 활용해 전기버스 충전사업을 수행하는 구조다. ESS에 대한 안전성 기준 등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 속에서 사용후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피엠그로우는 충전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전기차 충전관리가 가능한 공동주택용 충전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차종별로 상이한 충전방식을 지원할 수 있으며, 일시적 충전 수요 집중으로 발생할 수 있는 피크부하 관리 기능도 갖춰 시장의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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