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기반 ‘스마트 모터 보호 계전기’ 개발
‘슈나이더 EOCR+삼성중공업 CBM’으로 꿈에 그리는 무인선・자율화 선박에 도전한다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와 삼성중공업의 스마트십 솔루션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박성옥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EOCR R&D, Plant 본부장(왼쪽)과 김현조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장(상무).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와 삼성중공업의 스마트십 솔루션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박성옥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EOCR R&D, Plant 본부장(왼쪽)과 김현조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장(상무).

[전기신문 양진영 기자]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분야의 디지털 혁신 글로벌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 (한국지사 대표 김경록)이 국내 최대의 조선해양기업 삼성중공업과 손을 잡았다.

15일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와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양사는 공동연구를 통해 사물인터넷(loT) 기반의 스마트 모터 보호 계전기(EOCR-iSEMMETS)를 개발했다.

모터 보호 계전기(EOCR;Electronic Over Current Relay)는 모터의 전류, 전압, 에너지를 감시 및 보호하는 장치다. 제조 공장뿐만 아니라 자동차, 가스, 상하수도, 공항, 철도 분야 및 빌딩 등 모터를 사용하는 다양한 곳에 적용 가능하다.

양사는 보다 안정적이고 지능적인 스마트십 솔루션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다.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 넘게 항해하는 선박에는 수십·수백 대의 모터가 적용된다. 항해 시 모터가 소손(타서 못쓰게 되는 것) 돼 고장 날 경우 수리 및 복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EOCR은 모터의 상태를 연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사고 시점을 예지한다. 모터의 사전 수리 및 교체를 통해 자산 및 장비를 최적의 상태로 운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의 스마트십 솔루션에 적용되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EOCR.
삼성중공업의 스마트십 솔루션에 적용되는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EOCR.

이같은 이유로 EOCR과 배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느껴지지만, 사실 우리나라에는 삼성중공업뿐만 아니라 현대, 대우까지 3대 조선회사가 있다. EOCR 또한 슈나이더 일렉트릭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중공업이 슈나이더 일렉트릭을,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삼성중공업을 파트너로 선정한 것은 서로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보라인을 통해 접촉하는 일반적인 경로가 아니라 연구소끼리 직접 연결되며 심도높은 기술 논의가 바로 이뤄지며 서로 호감과 확신을 갖게 됐다.

임범현 삼성중공업 스마트십 연구 수석은 “스마트쉽에 대한 기술영역을 확보하고 있지만 고장진단 관련 부분이 부족했다”며 “모터 진단연구와 관련해 조사해보니 관련 업체들이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알게 돼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공동개발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제품은 오픈성이 뛰어나 스마트쉽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김성호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Technical Center R&D 팀장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EOCR이 통신 기능을 갖추고 있다 보니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곳들이 생겨났다”며 “그러나 어느 정도 적용에 한계가 있다고 느꼈는데 삼성중공업이 더 깊은 연구기술을 요구했고 가능성을 함께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통신데이터 항목은 200개가 넘는데, 삼성중공업은 이를 모두 활용하고 있다”며 “여기에 삼성중공업이 위성통신 등 다양한 인프라도 갖추고 있어 우리 기술력의 100%를 발휘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개발을 위해 슈나이더 일렉트릭과 삼성중공업은 EOCR을 통한 측정데이터를 공유했다. 이를 기반으로 1차 진단과 세부진단 결과를 내린 뒤 삼성중공업의 스마트쉽 시스템 에스베슬(SVESSEL)의 고장진단솔루션(CBM)이 최종진단을 내린다.

삼성중공업의 에스베슬 CBM이 진단을 내리는 의사라면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EOCR은 MRI처럼 진단의 근거를 제공하는 의료장비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직접 모터 컨트롤 판넬을 열어보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모터의 상태를 원격으로 체크해 이상 여부를 진단 및 예지할 수 있게 된다.

왼쪽부터 김성호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Technical Center/ R&D 팀장, 박성옥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EOCR R&D, Plant 본부장, 김현조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장(상무), 임범현 삼성중공업 스마트십 연구 수석. 김 팀장과 임 수석은 이번 개발의 기술을 담당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호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Technical Center/ R&D 팀장, 박성옥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EOCR R&D, Plant 본부장, 김현조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장(상무), 임범현 삼성중공업 스마트십 연구 수석. 김 팀장과 임 수석은 이번 개발의 기술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무인선, 자율화 선박을 추구하고 있는데, CBM과 EOCR의 만남이 무인선의 중간단계인 하프크루쉽을 구축하는데 주요하다고 평가했다.

김현조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장(상무)은 “배를 만드는 입장에서 무인선과 자율화 선박으로 가고자 하는데, 현재는 중간단계인 하프크루쉽으로 승무원을 절반으로 줄이는 게 목표”라며 “그에 중요한 기술 중 하나가 CBM과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EOCR”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지보존 능력을 높이고 승무원은 반으로 줄이는 삼성중공업의 스마트쉽은 선주의 이윤 창출 확보로 이어질 것이다.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삼성중공업과의 협업을 발판으로 기술의 적용범위를 더 다양하게 넓혀나간다는 방침이다.

박성옥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EOCR R&D, Plant 본부장은 “이번 협업은 슈나이더 일렉트릭에 대한 삼성의 만족도를 높일 계기”라며 “이번 협력을 계기로 다양한 분야의 니즈를 찾고 시장을 확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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