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그리드위즈 ‘전기차 연계 플러스DR’ 추진
제주 잉여전력을 풍족한 전기차·충전 인프라로 해소
전력계통 안정화·전기차 신산업 발전에 기여

제주에너지공사 풍력발전단지.
제주에너지공사 풍력발전단지.

[전기신문 오철 기자]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충전 인프라를 활용해 제주도 출력제한(Curtailment)을 완화하는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전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때 출력제한 대신 전기차를 충전한다는 발상이다. 한국전력과 그리드위즈 등이 관련 사업 참여를 계획하고 있어 올해 안에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한 전력수요관리 체계가 구축될 전망이다.

5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한전은 전기차와 플러스(Plus)DR를 연계하는 ‘예약 충전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 제주도에 전기차가 풍부하고 잉여전력을 소비해야 하는 플러스DR 수요처가 더 필요하다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 현재 사업 초기 단계이며 시스템을 개발해 다양한 플러스DR 사업자와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제주도는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출력제한으로 몸살을 앓아 왔다. 지난해에만 출력 변동으로 정전을 막기 위해 77차례 풍력발전의 출력을 제한했다. 현재 제주도는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비중 36%, 발전 비중 16.2%로 우리나라 전체 재생에너지 비중 6.5%를 크게 웃돈다.

정부는 잉여전력을 해소할 방안으로 지난달부터 제주도에 플러스DR를 시행했다. 플러스DR은 피크수요 시기에 전력수요를 절감하는 일반적인 DR과 달리 잉여전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에 전력을 사용하는 제도다. 즉 전력 공급량이 시간당 90MW를 넘으면 출력제어 대신 플러스DR을 발동하고 제도에 참여한 공장과 사업장들이 전기 사용량을 늘려 전력계통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다만 주요 수요처가 공장 및 사업장, 호텔 등뿐이라 전기차 배터리 등 수요처 발굴의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도 전기차 비중은 5.4%로 우리나라(제주 포함) 전기차 비중 3%보다 2배 정도 높다”며 “충전기 인프라 수준 또한 높아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활용한 신사업 추진에 안성맞춤”이라고 강조했다.

한전은 시스템을 구축하면 제주도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400기(공용 171기, 완속 229기)를 활용해 플러스DR 예약 충전 실증사업 시작할 계획이다. 예약 충전은 전기차 사용자가 하루 전 예약 충전을 접수하면 DR 사업자가 전력거래소에 입찰하고 플러스DR 시간대에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전 관계자는 “실증사업은 9~10월쯤 공용충전기 171기부터 시작할 예정”이라며 “처음에는 한전 충전기만으로 시작하지만 향후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배포해 타 충전기와도 연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리드위즈도 전기차 연계 플러스DR 사업을 추진한다. 그리드위즈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전기차와 국민DR을 연계하는 ‘스카이블루’를 시행해 왔으며 올해는 제주도 전력계통 안정에 더 효과적인 플러스DR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리드위즈 관계자는 “이달 말 자원 등록 기간을 통해 고객들을 모아 실증사업부터 시행할 예정”이라며 “스카이블루를 통해 전기차 신산업을 지속적으로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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