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온라인 발달‧달라진 소비 트렌드로 조명유통업 위기
제조업 도움과 유통업 노력 필요, 함께 머리 맞대 극복해야

이선우 한국조명유통협회 회장
이선우 한국조명유통협회 회장

[전기신문 안상민 기자] “제조업체들이 조명을 생산하면서 유통업체를 통해 시장에 내놓던 관례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수년 전부터 제조업자들이 중간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판매에 나서면서 유통업계의 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 조명유통협회는 이 무너진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선우 한국조명유통협회 중앙회장은 수십년간 확고했던 조명생산‧유통 분리 체계가 최근 무너지면서 조명유통 시장에서도 자구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회원사 확충과 규모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0년 설립된 조명유통협회는 뜻을 함께하는 유통업체들이 모인 비영리단체이자 사단법인으로 활동해왔다. 2016년에는 한국조명유통협동조합으로 형태를 바꾸는 등 적극적인 시장개척에도 나섰지만 올해 다시 조명유통협회로 회귀했다.

“협회를 협동조합 형태로 전환한 것은 새로운 수익 사업도 개척하면서 정부의 협동조합 확산 정책에도 부응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모양만 갖춘 조합이 아닌 정당한 경제 활동을 위한 단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죠. 그러나 최근 조명산업의 트렌드는 영세한 조명 업자들이 모인다고 해서 쫓아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그래서 회원사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협회 형태로 다시 돌아가게 됐습니다.”

이 회장은 최근 조명 유통업이 부진한 이유로 온라인 시장의 발달을 꼽았다. 빠르게 규모를 확장하고 있는 온라인 시장이 조명 분야로까지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이 조명을 구매하기 위해 더 이상 조명가게를 찾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인터넷에 조명을 검색하면 고가부터 초저가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제품 판매 등록도 간단하기 때문에 제조업자들은 굳이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거칠 필요가 없어진 것이죠.”

그러나 이런 현상은 제조업체들의 가격 경쟁을 심화시키고 중국산 저가 제품이 국내 시장에 쉽게 들어오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개선해야한다고 이 회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산 저가 제품은 낮은 가격으로 인해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만 결국엔 수명이 짧기 때문에 교체주기도 짧을 수밖에 없습니다. 생산은 본인 국가에서하고 쓰레기는 국내에 버려지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이죠. 이는 폐기물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는 국가 추세에도 반하는 것으로 해결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이 회장은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국내 원가 경쟁 심화, 업계 위축의 굴레를 끊기 위해서 조명 유통질서 확립이 우선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견고한 유통체계 구축은 무분별한 중국산 제품 유입을 막고 국내 업체들의 제품이 제값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제조업계의 도움과 유통업계의 노력이 모두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때 영광을 누렸던 우리 조명 업계가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도록 업계에서 많은 도움과 지지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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