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급물살…‘대변신’으로 향후 20년 준비해야
변화하는 대내외 여건…발빠른 대응 통한 경쟁력 확보 ‘앞장’
안전과 탈석탄·친환경 등 ‘방점’…디지털・그린뉴딜 주역

한수원을 비롯한 발전공기업들은 최근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각 발전사 사장들은 기념사를 통해 앞으로 발전방향과 비전을 임직원과 공유했다.
한수원을 비롯한 발전공기업들은 최근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각 발전사 사장들은 기념사를 통해 앞으로 발전방향과 비전을 임직원과 공유했다.

[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발전공기업들이 지난 4월 2일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올해로 스무살, 사람으로 치면 성인의 길목에 접어든 때다. 이 시기의 방향 설정은 앞으로 청년기를 어떻게 잘 성장할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만큼 중요하다.

본지는 발전공기업 사장들의 기념사를 통해 앞으로 비전과 성장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풍파 많았던 한수원, 국민 신뢰가 최우선=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기본과 원칙을 중시하며, 신뢰받는 기업’을 강조했다.

지난 2011년 발생, 올해로 10주기를 맞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국내 원자력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원전의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을 깨우고, 원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 계기를 제공한 것.

최근까지도 월성원전의 삼중수소 누출과 원전 수소제거장치(PAR) 결함 의혹 등으로 신한울 1·2호기의 운영 허가가 미뤄지는 등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정 사장은 이 같은 어려움 속에 ‘기본과 원칙’을 준수함으로써 정면돌파하자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앞으로 20년을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시기로 만들자는 것.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 새로운 기회 만들자=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은 기념사에서 “잘나가던 기업도 시대의 흐름,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머뭇거리면 결국 도태되고 만다”며 “외부변화 속도에 내부변화가 따라가지 못한다면 그 회사는 도태되고 만다는 잭웰치 전 GE 회장의 말을 다시 한 번 새기자”고 강조했다.

발전 5사는 그동안 회사 경영실적이 주축이 돼 왔던 ‘석탄화력 사업의 퇴출’이라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유 사장은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글로벌 이슈와 미세먼지 감축이라는 국내 이슈에 맞물려 석탄화력의 퇴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하루빨리 에너지전환에 올라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사장은 “우리가 가려는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하얀 눈 위에 새로운 발자국을 만드는 일”이라며 “이 발자국을 밟고 다른 회사들도 그 길을 따라올 수 있도록 제대로 인도해줘야 진정한 에너지리더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불투명한 미래에 대비 강조=박형구 한국중부발전 사장도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큰 흐름 속에서 발전공기업에 닥쳐오는 변화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 사장은 직원들에게 “20년 전 발전회사 출범 당시보다 더 빠르게 변화는 환경에 수동적으로 순응할 게 아니라 이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아 능동적으로 도전하자”고 전했다.

박 사장은 앞으로 에너지전환의 가교가 될 LNG 복합발전 분야에서 그동안 발전회사 최초로 LNG 직도입 등 경쟁력을 앞세워 대체 발전소 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하는 한편 후속 복합발전사업들을 수급계획에 반영하고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속적인 확대와 ESG 경영강화에도 직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박 사장은 “20세는 사람의 나이에 비유하면 성인이면서 청년기로 접어드는 나이”라며 “많은 것을 배워왔지만 새롭게 알아야 할 게 많은 시기이며, 불투명한 미래를 준비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때”라고 말했다.

◆안전·윤리경영 등 발빠르게 대응해야=김병숙 한국서부발전 사장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발맞춰 ▲안전 ▲윤리경영 ▲탈석탄·친환경 ▲미래성장동력 ▲사회적 가치 구현 등 다섯 개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중대재해처벌법과 같은 안전사고 예방, ESG 경영을 강조하는 외부 여건과 석탄발전 상한제와 전력거래제도 개편으로 인한 선탁화력의 수익성 악화 등 내부 여건이 맞물리는 상황인 만큼 발빠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이와 관련 김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현장 근로자의 안전보건을 위한 환경개선은 물론 새로운 안전이론과 기술을 선제적으로 받아들여 안전의 전도사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며 “아울러 편법과 반칙 등 청산해야 할 적폐는 없는지 살피며, 청렴하고 공정한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순간의 유혹에 빠져 정의로운 판단을 하지 않았을 때의 비참한 결과를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2050 탄소중립 정책, RE100 등 안전하고 깨끗한 전원믹스로의 가속화에 대비하고, 전력제도 시장제도 변화에 따른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내부역량을 강화해 급전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철저하고 과감한 변신 통해 발전회사 생존해야=신정식 한국남부발전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기존의 생각과 관념을 모두 바꾸는 철저하고 과감한 변신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 사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펜데믹 이후 미중 신냉전시대의 격전지는 탄소와 수소경제 전장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비대면 사회에서 인류의 전기의존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깨끗한 저탄소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회사의 사회적 역할 및 책임 또한 크게 증대될 것이라는 게 신 사장의 설명이다. 이 같은 대외적 변화 속에서 남부발전과 같은 전통적인 화석연료 발전회사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신’이 반드시 동반돼야 한다는 것.

◆ESG 경영 강화에 방점=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를 주문했다.

박 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20년을 넘어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ESG 경영 강화로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는데 함께 힘을 모아 줄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안전 최우선 실천 ▲필(必)환경 에너지 생산 ▲ESG 기반 사회적가치 실현 ▲4차 산업기술 기반 에너지산업 선도 등 네 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당부하며 지속적인 발전에 나서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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