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이동형 ESS 실증특례 승인
임대사업자에 제품 판매・대여
자사 제품 1일 연료비 기존 디젤발전기의 10% 수준
제품 상용화 위해 보성파워텍・그리드위즈와 MOU

허은 이온어스 대표.
허은 이온어스 대표.

[전기신문 정재원 기자] “각종 야외행사나 촬영장소에서 사용하는 디젤발전기가 냄새와 소음이 심하고 결정적으로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고 있었습니다. 친환경 트렌드와는 맞지 않아 보였죠. 앞으로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시장조사를 해보니 규모가 7600억원. 이거다 싶었죠”

허은 이온어스 대표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엔지니어로 10년 가까이 일해온 베테랑이다. 허 대표는 지난해 2월, ESS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ESS 기반 재생에너지 기업 이온어스를 설립했다. 이온어스가 개발한 이동형 ESS는 지난 3월 11일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로부터 실증특례 승인을 받았다. 덕분에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던 사업에 대한 고민을 한시름 놓게 됐고, 북미시장까지 진출한다는 허 대표의 목표에 한 발자국 더 나아가게 됐다.

“이동형 ESS를 전기설비 시각에서 보면 계통연계가 돼 있지 않은 설비죠. 여기에 상시 이동이 가능하다 보니 전기사업법상 부딪히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안전을 위해 택한 배터리도 ESS 인증 적용과 사용전검사 기준 적용 등에 어려운 점이 있었죠. 따라서 새로운 법규와 기준이 필요한 신사업 모델이 돼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하게 됐습니다”

실증특례 승인으로 이온어스가 개발한 이동형 ESS는 50kW 발전 트럭 10대에 실려 2년간 수도권 곳곳을 누비게 됐다. 승인이 이뤄진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지만 지자체에서 많은 관심을 보인다는 후문이다.

허 대표는 “기존 디젤발전기는 냄새와 소음이 심해 지자체에 들어오는 민원이 많았다”며 “그래서 지자체에서 특히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온어스는 우선 실증특례 종료 후 임대사업자에게 제품을 판매, 대여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선택했다.

허 대표는 “기존 디젤발전기는 임대시장이 구축돼있기 때문에, 임대사업자에게 제품을 판매, 대여할 예정”이라며 “기존 디젤발전기는 하루 연료비만 20만원 정도가 들지만, 우리 제품은 태양광이나 일반용 경부하 요금 등으로 충전해 기존비용의 10% 정도 밖에 들지 않기 때문에 제품가격이 디젤발전기보다 비싸지만 경쟁력이 있다”고 답했다.

허 대표는 손익분기점(BEP)을 3년으로 꼽기도 했다.

제품 상용화를 위해 이온어스는 최근 업무협약도 맺었다. 제품을 위해 보성파워텍은 배터리를 만들고, 그리드위즈는 관제를 맡는다. 앞으로는 관제도 가능해져 예를 들어 분산된 터널이나 원격지에 있는 비상 발전기들의 정기 시험 운전을 위해 인력과 연료를 투입하는 등 낭비가 사라진다.

이온어스의 이동형 ESS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시장은 획기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기존엔 대형발전설비 위주로 친환경 전환기술이 도입됐지만 앞으로는 소형발전설비에 까지 확산이 가능해져서다. 따라서 정부가 추진 중인 온실가스 저감과 분산자원 유연성 확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이다. 또 점차 확대 중인 플러스 DR 등에도 활용하고 이동형 충전소의 확산으로 다양한 가상거래소(VPP) 활성화에도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허 대표의 최종목표는 북미시장에서 자리 잡는 것. 특히 초유의 정전사태를 겪은 텍사스를 비롯해 허리케인 등이 잦아 주 정책상 50kW 발전기를 예비로 비축해놓은 동부지역, 가정용 발전기가 많은 서부 지역 등 지역별에 맞는 수요를 연구하고 있다.

허 대표는 이런 면에서 “사실 테슬라도 정전사태 같은 전력수요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전기차보다는 에너지 회사에 가깝다”고 말했다.

한편 이온어스의 북미 진출도 곧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북미 파트너도 있는 상태고 큰 문제가 없다면 내년에는 북미지사도 운영하며 수출과 현지화 개발을 할 계획입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하반기쯤에는 자체 배터리팩을 선보여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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