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철 대표이사의 금요아침)자라 보고 놀란 가슴
작성 : 2021년 03월 23일(화) 13:29
게시 : 2021년 03월 25일(목)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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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인터넷에서 텍사스를 검색하면 대규모 한파, 전력대란, 전기요금 1800만원, 전기공급사 소송 등이었다. 뜨거운 사막에서 흙먼지를 피우며 1:1 총싸움을 하는 황야의 무법자가 생각나는 텍사스에 한파라니, 그곳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기후변화라는 신종 황야의 무법자가 텍사스를 들쑤셔 놓은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한 전력대란에 대해 다양한 원인분석이 나오고 있다. 과도한 신재생에너지 공급확대나 전력시장 자유화의 실패라는 말도 나오는가 하면, 한편에선 규제실패나 애초 연방기구 권고무시로 인함이며 오히려 소매시장 개방 등 자유화 확대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텍사스 주의 독립된 운영방식에 원인을 돌리기도 한다.



그리디(griddy)라는 소규모 전력판매회사로부터 1800만원의 전기요금을 청구받았다는 기사를 보았다. 평소에는 요금이 낮지만 전기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도매가격이 상승하면 소비자 전기요금이 비례해서 오르는 상품이었다. 별 일이 없는 평소엔 20%이상 전기요금이 저렴해서 좋다. 그러나 별 일이 생기고 말았다. 전력소비 급증과 발전공급 제한으로 도매가격은 급상승했다. 여과없이 소비자가격에 전가돼 경악스러운 전기요금 고지서가 발부된 것이다. 다른 전기판매회사의 고정가격 상품으로 갈아타라고 알림을 주었다지만 짧은 시간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주변에선 지난번 발표된 ‘원가연계형 요금제’도 그런 것 아니냐고 말한다. 텍사스 요금제처럼 위험한 것이 아니냐는 말이다. 이미 올 1월부터 시작된 원가연계형 전기요금은 크게 연료비 조정요금과 기후환경 요금을 구분해서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요금을 연료비와 연동해서 계산을 할 때 기준연료비는 직전 1년간의 평균연료비다. 이를 기준으로 직전 3개월간 평균 연료비(실적 연료비)를 가지고 연료비 변동여부를 따진다. 기준연료비와 실적연료비의 차이를 당월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것이다. 매 3개월 주기로 갱신한다. 최근 유가가 작년 평균대비 하락해 최종소비자의 피부로 다가오는 전기요금은 인하되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텍사스와 같은 기상이변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유가의 급등은 전기요금 폭탄을 우려할 수 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에 ‘나도 1800만원’하며 뜨금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다. 소비자 측면의 안전장치가 있다. 유가로 조정되는 요금은 기준연료비 대비 최대 5원/kWh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또한 직전요금대비로는 3원/kWh을 넘을 수 없다. 아무리 유가가 급등해도 직전요금대비 월 350kWh(전기요금: 약 5만5000원)을 사용하는 주택의 경우 월 1050원 요금증가, 월 9.2MWh(전기요금: 약 119만원)을 쓰는 작은 공장이나 빌딩의 경우 월 2만8000원 요금이 증가한다. 물론 유가가 크게 하락해도 그만큼 비례해서 요금절감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수요반응(DR: Demand Response)이란 공급의 한계를 수요 측에서 일부분 해결하는 것이다. 공급측면의 도매가가 급상승했다고 소비자가 바로 지불하게 하는 것은 ‘바이패스’지 수요관리라 볼 수 없다. 수요관리는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의 충격방지 ‘버퍼’역할을 해야 한다. 공급의 한계가 발생했을 때 수요 측에 요금이라는 시그널, 인센티브라는 시그널을 통해 수요조정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시장이 자유화되고 규제가 풀려가며 다양한 수요반응 프로그램이 개발되고는 있다. 최근 IDSM(Integrated Demand side Management)의 필요성이 증가하며 융복합된 수요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고객이 반응할만 해야하고 그럴만한 혜택과 방법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수요관리사업자나 중개사업자들이 이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지속적인 연구와 서비스개발에 앞장서야 한다. 정부에서도 소비자에 관심을 가지며 관찰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여기서 소비자란 최종소비자도 있지만 프로슈머 또는 중간 서비스사업자도 해당된다. 이를 바탕으로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어가며 소비자가 따라올 수 있을 만한 정책지원에 더욱 가속도를 붙여야 한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으로 솥뚜껑을 보면 뜨끔하다. 그러나 시장 자유화와 정책의 조화, 합리적인 수요관리를 통할 때 얼마든지 안전하고 건전한 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공급과 수요의 성공사례가 세계에 알려지고 서비스사업자가 해외에 진출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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