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위원장(국무총리)이 수소경제위원회를 개최하며 수소경제 민간투자 계획 및 정부 지원방안, 2021년 수소경제 전담기관 사업계획, 서울 수소체험박물관 건립계획 등을 밝힌 것은 수소산업 생태계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정부 주도의 에너지정책 발표는 많았지만,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해 많은 정책들이 중간에서 좌초됐다. 수소산업 분야도 정부가 다양한 청사진을 그려 발표했지만, 초창기에는 정부 정책대로 진행될지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기업의 관심이 조화를 이루면서 세계 수소시장 패권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진듯해 기대가 된다. 특히 이번 수소산업 활성화 정책은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면서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충분한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SK, 현대자동차, 한화, 포스코, 효성 등 5개 그룹과 중소·중견기업이 2030년까지 43조원 이상을 투자키로 했는데, 이는 단일 에너지정책 중 기업들이 투자를 약속한 최대 규모로 볼 수 있다.

정부 주도의 육성을 넘어 기업간 경쟁 구도도 그려진다. 국내 기업이 세계시장을 제패한 분야를 보면 국내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통해 기술,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 후 세계시장을 주름잡았다. 수소분야도 이미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은 수소 생태계를 공유하는 협력자인 동시에 미래의 잠재적 경쟁자가 됐다.

정부가 수소중심의 에너지 정책의 천명한 것은 지난 2019년 1월이다. 수소차·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지난 2월 4일에는 정부의 지원정책부터 기반조성, 안전관리까지 수소경제 전 분야를 망라한 수소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의 핵심은 모빌리티 분야와 발전 분야가 핵심이다. 정부의 계획은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내수 290만대·수출 330만대)를 생산하고 수소 승용차는 2022년까지 핵심부품(막전극접합체, 기체확산층) 국산화율 100%를 달성하는 것이다. 기업의 참여가 없으면 불가능한데,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투자로 화답했다.

또 전력·열 등 에너지 분야 역시 야심 찬 보급 목표를 설정했는데 2040년까지 발전용 연료전지는 설비용량 15GW, 가정·건물용은 2.1GW 등 17.1GW를 공급할 계획이다. 수소를 이용한 발전설비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탄소를 배출하며 만들어진 그레이 수소, 배출된 탄소를 포집 제거한 블루수소, 재생에너지로 탄소 배출 없이 생산한 그린 수소가 있다. SK는 물론 국내외 기업이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현재에 국내에서 사용하는 대부분 수소연료전지는 LNG를 개질(고온·고압의 수증기로 분해)해 사용한다. 국내 연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LNG개질수소는 1GW당 CO2 443만t을 배출해 동일한 발전량을 기준으로 LNG발전 배출량(254만t)의 2배에 가까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데 그린뉴딜의 방향이 탄소중립인 만큼 그린수소를 위한 기술 개발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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