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업계의 하이마트...유통을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
연구개발, 설치, 시운전, 운영, 유지보수까지 원스톱 서비스 제공
전력기기 토대로 전력품질, 신재생솔루션까지 매출 2500억 넘어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우진기전 본사 전경.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우진기전 본사 전경.

[전기신문 정형석 기자]우진기전은 전력품질, 전력시스템, 전력기기, 신재생에너지 등 4개 분야 3만여 품목에 대해 제품공급과 솔루션 엔지니어링을 제공하는 산업용 전력기자재 통합 플랫폼 기업이다.

한마디로 ‘전기업계의 하이마트’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산자와 고객 사이의 중간매개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연구개발, 설치, 시운전, 운영, 유지보수까지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한다.

즉, 과거에는 유통기업이라고 하면 제조사로부터 물건을 가져다가 팔거나 팔아주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고객에게 컨설팅을 통해 필요한 제품을 선택하도록 자문해주고, 제품 판매 이후에도 유지보수까지 수행함으로써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더 큰 역할이다.

최근엔 UPS, 전압보상장치 등에 반도체소자가 들어가는 제품군이 늘어나면서 유지보수 업무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반도체소자는 수명이 3~5년 정도여서 제품 판매뿐만 아니라 유지보수가 필수아이템이 됐기 때문이다.

1984년 설립된 우진기전은 지난 37년간 오로지 전기산업 한 길만을 달려오며, 대한민국 전기산업의 역사를 써왔다.

처음에는 개폐기, 차단기, 보호계전기 등 전기기기를 주로 다뤄왔지만, 이를 토대로 발전소 및 초고압변전소 기자재, 발전기 및 모터 드라이브 기자재, 부스덕트, 원격검침 시스템, ESS 등의 전력시스템과 UPS, AVC, AHF 등의 전력품질 솔루션, 더 나아가 태양광, 풍력 기자재 등 신재생 솔루션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워낙 품목이 다양하다 보니 LS산전, 현대일렉트릭, 효성, 한화큐셀, 비츠로테크 등 국내기업들뿐만 아니라 도시바, ABB, 슈나이더일렉트릭, 지멘스 등 글로벌기업의 제품들을 취급한다.

또 이들 제품을 삼성, SK, 현대 등 국내 대기업과 건설사 등 고객에 공급하는 게 바로 우진기전의 역할이다.

고객맞춤형 엔지니어링 역량을 키워 고객에게 자문과 컨설팅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 덕분에 이제는 주요 고객사들이 우진기전의 자문을 통해 제품구매와 솔루션을 찾고 있다.

또 종전에는 제조업체를 만나 물건을 팔아주겠다고 부탁해야 했지만, 이제는 제조업체가 우진기전을 먼저 찾을 정도로 업계에서도 기술과 마케팅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만큼 매출도 2500억원을 돌파할 정도로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우진기전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 차원에서 앞으로 신재생뿐만 아니라 수소 등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장창익 우진기전 대표는 “고객뿐만 아니라 제품 공급계약을 맺는 글로벌 메이커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우진에 대한 믿음과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도 우리나라 전력산업 발전과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토털 에너지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장창익 우진기전 대표

42년간 연구개발부터 영업, 전문경영인까지 전기업계의 산증인

이제는 제조와 영업 분리 필요...우진기전 같은 기업 3개는 있어야

장창익 우진기전 대표(사진)는 대학에서 전기를 전공하고, 전기 관련 기업에서만 40년 넘게 근무한 이 분야의 산증인이다.

지난 1979년 럭키금성그룹 신영전기(현 LS산전)에 입사한 그는 전력기기 업체인 선도전기로 옮겨 전무까지 지냈다. 2008년 유통전문기업 우진기전 부사장으로 영입된 후 2014년 사장을 거쳐 2018년부터는 대표이사로 활약하고 있다.

장 대표는 우진기전을 매출을 2000억원 이상으로 회사를 키우고 전기업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7년 제52회 전기의 날에서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엔지니어출신답게 선도전기에서 부장으로 일할 때까지만 해도 주로 연구개발과 설계, 생산, 품질관리 등 기술업무를 담당해왔다. 영업업무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임원을 맡아 영업도 담당하면서 ‘영업이 기업의 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엔지니어들은 고객이 아닌 공급자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객들은 사용하기 편한 제품을 요구하는데 기술자들은 이러한 고객의 요구 조건에 맞게 설계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요. 하지만 고객을 직접 대하는 영업 분야에 일하면서 생각이 유연해지더라구요. 물건을 단순히 납품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의 니즈를 부응하는 데 분명 한계가 있거든요. 시장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제조사의 개발 설계단계부터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는 제품을 만들어 판매한다면 좀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장 대표는 “고객맞춤형 엔지니어링의 역량을 키워 고객에게 자문과 컨설팅을 통해 새 가치를 창출하는데 애쓰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전기기기 국내 판매와 유통에 머물러 있던 우진기전을 설계, 개발, 설치, 시운전, 운영, 유지보수까지 책임지는 시스템통합 업체이자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변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현재 대한전기학회 부회장, 한국전기산업진흥회 부회장, SNU-KEP(서울대-한전) 에너지CEO포럼 회장 등을 맡아 대외 활동도 활발히 수행 중이다.

회사 경영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하고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다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 일환으로 우진기전은 최근 전기학회에 전기사랑 장학금 1000만원 기탁했다.

전기사랑 장학금은 전기산업계 후학 양성을 위해 조성됐으며, 학업 성적이 우수하나 재정적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전국 대학교 전기공학과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선발해 지급될 예정이다.

장 대표는 “기업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기업의 책무라고 본다”며 “전기업계에서 이윤을 창출해 온 우진기전이 미래를 이끌어 나갈 인재를 키우고 이렇게 육성된 인재들이 전기산업 발전을 견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진기전은 장학금 기탁이외에도 매년 대학교에서 주최하는 다문화가정 지원 행사에도 후원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한편 장 대표는 코로나19가 전기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이 투자를 줄이면서 중소기업들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죠. 자금여력이 있는 회사들은 버티겠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도산할 가능성도 커요. 이럴때일수록 정부와 공공기관에서는 투자를 늘려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진기전 제품들.
우진기전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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