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세계 2500대 R&D 투자기업 국제비교’ 발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분석한 ‘세계 2500대 R&D 기업 중 한국 기업의 위상 변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분석한 ‘세계 2500대 R&D 기업 중 한국 기업의 위상 변화’

[전기신문 김광국 기자] 2010년대 초부터 GDP대비 R&D투자 세계1위(2014년 기준 4.29%)를 이끌던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R&D 투자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기술굴기를 표방한 중국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에 힘입은 중국기업의 약진 ▲헬스케어, ICT서비스 등 신성장분야 투자부진 등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허창수)가 유럽집행위원회(EU R&D Scoreboard)의 2011년 이후 세계 2500대 R&D 기업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세계 2500대 R&D기업 중 한국기업 수는 2014년 80개에서 2019년 59개로 21개가 줄었다. R&D 금액을 기준으로 했을 때 비중은 2014년 3.9%에서 2019년 3.6%로 0.3%p 감소했다.

전경련은 R&D 코리아의 글로벌 위상이 약화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2015년 5월 ‘중국제조 2025’ 국가전략 수립 후 기술굴기를 앞세운 중국 기업의 약진에 기인한 것으로 봤다. 2011년~2019년 세계 2500대 R&D 투자 기업에 포함된 중국 기업 수는 2011년 56개에서 2019년 536개로 480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 기업 R&D 투자액은 연평균 30.8% 증가해, 2019년에는 중국 기업의 R&D 투자액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하며 세계 2위 R&D 투자국으로 도약했다.

이 같은 중국의 부상은 ‘반도체 굴기’를 비롯한 중국 정부의 막대한 자금지원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게 전경련의 설명이다. OECD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4년~2018년 세계 21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매출액 대비 정부 지원금 비중이 가장 높은 상위 5개 기업 중 3개가 중국 기업이었다.

R&D 코리아의 위상 약화에는 한국기업의 R&D 투자가 반도체 등 ICT품목에 편중되고, 특정기업 의존도가 높은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2019년 세계 2500대 R&D 기업에 진입한 한·중·일 기업의 업종별 구성을 살펴보면, 한국의 경우 ICT 제품의 비중이 58.9%에 달했다.

신성장분야에 대한 R&D 투자 비중이 낮은 것도 문제로 꼽혔다. ICT서비스, 헬스케어 등 2대 신성장분야에 대한 R&D 투자 비중의 경우 중국과 일본이 2019년 기준으로 각각 23%, 17%에 달했다. 반면 한국은 4%에 불과했다.

또한, 2019년 한‧미‧일‧중 4개국의 R&D 투자금액 1위 기업이 자국 기업 전체 R&D 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미국(알파벳)이 7.5%, 중국(화웨이 인베스트먼트앤홀딩스)이 16.4%, 일본(토요타자동차)이 7.9%인 반면, 한국(삼성전자)은 47.2%에 달해 한국의 특정기업 R&D 투자의존도가 매우 높은 실정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은 반도체 등 ICT 제조업 분야에서는 기술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으나 헬스케어,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업 비중이 큰 신산업 분야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기업경쟁력 훼손 및 반기업정서를 조장하는 규제도입을 지양하고, R&D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등 기업 R&D 투자환경을 개선해 미래의 주요 먹거리가 될 신산업 분야 글로벌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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