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준희 대표 “매출 작년 25억, 올해 100억 예상”
친환경선박 보급 정책, 3~4년후 폭발적 성장
세계 전기선박 시장규모 2029년 124억달러 전망
조선산업만 지원하지 말고 해양레저도 육성해야

경기도 수원산업단지에 위치한 일렉트린 본사와 공장.
경기도 수원산업단지에 위치한 일렉트린 본사와 공장.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정부가 해양부문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관공선 388척을 그린선박으로 대체하고 민간선박도 내항 58척, 외항 82척 등 총 140척을 그린선박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그린선박에는 전기추진, LNG, LPG,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중소형급 선박에는 전기추진이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 수원산업단지에 위치한 일렉트린은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 그린선박의 선두 업체이다.

일렉트린은 2010년 설립한 전기선박 추진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지난 11년간 약 200억원의 비용을 투입해 친환경 선박용 전기 추진기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다.

30명 내외의 정규 직원 중 60%가 R&D 인력일 정도로 기술집약형 기업이다. 전기선박의 핵심 시스템인 선외형 및 선내형 전기 추진시스템을 독자 기술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일렉트린은 지난 10여년간 연구개발과 인증, 필드테스트를 통해 지난해 상용판매를 시작해 올해 본격적으로 매출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원준희 대표이사는 “매출은 지난해 25억원에서 올해는 100억가량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린선박 시장이 이제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2~3년간 시장의 이해기간을 거치면 3~4년 후부터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렉트린은 전기선박의 구동시스템인 파워트레인 전반을 설계하고 생산하고 있다. 선박용 배터리팩, 선외기 및 선내기 추진시스템, 전장시스템, 보트컨트롤유닛 등 선체 프레임을 제외하고 전기선박의 대부분을 만들고 있다.

일렉트린 제품 라인업 중 고마력 전기 선외기는 전세계에서 독일의 한 회사와 일렉트린만 개발에 성공할 정도로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제품이다. 특히 100마력 이상의 전기 선외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일렉트린만이 제조 판매하고 있다.

일렉트린은 이를 토대로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에서 5개 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선정하는 ‘혁신기업 국가대표 1000’에 선정됐다.

혁신기업은 해수부, 산업부, 중기부, 과기정통부, 복지부 5개 부처를 통해 첨단제조·자동화, 화학·신소재, 에너지, 정보통신, 건강·진단 등 혁신성장산업 전반에 걸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중점으로 선정하고 있다.

선정 기업에게는 범정부 차원에서 종합적 금융, 비금융 지원을 추진하고 각 부처의 자체적인 기준을 통해 선정된 기업에게는 혁신성과 기술력이 검증된 만큼 재무상태가 다소 좋지 않더라도 ‘담당자 면책 부여’를 통해 최대한의 대출 및 보증을 파격적으로 지원한다

일렉트린이 전시회에서 선보인 전기선박 제품.
일렉트린이 전시회에서 선보인 전기선박 제품.
◆세계 전기선박 시장 2029년 124억달러 성장 전망

원 대표는 레오모터스에서 5년간 전기차 개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전기모빌리티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꿈을 안고 회사를 나와 창업을 실행에 옮겼다.

원 대표는 전기 등 그린선박 시장의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적 친환경 트랜드로 선박시장도 점차 그린선박이 늘어날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은 환경보호지역 및 국립공원에서 친환경선박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고 네덜란드 등 유럽에서도 2030년까지 국내선을 친환경 방식으로 전환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리서치기관인 IDtechEX에 따르면 세계 전기선박 시장 규모는 2018년 8억달러에서 2029년 124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터리의 단가 하락으로 내연차와 전기차의 판매가격이 같아지는 2025년을 기점으로 전기선박의 보급 속도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렉트린은 2019년부터 해수부 내수면 전기어선 보급 사업에 유일하게 납품하면서 전국 내수면에 전기어선을 보급했다.

교체비용의 80%를 정부와 지자체에서 보조하고 해수부에서 2030년까지 1000척 보급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일렉트린의 선박용 전기추진 시스템은 해수부 최초로 혁신제품으로 지정돼 조달청 혁신장터에 등록됐다. 이를 통해 친환경 선박법을 준수해야 하는 담당공무원들이 입찰 없이 수의계약으로 온라인으로 구매를 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혁신장터 제품의 구매액을 연간 정부 조달구매액의 1%인 4100억원으로 설정했다.

일렉트린은 전기선박 외에도 하이브리드선박도 준비하고 있다.

원 대표는 “무게로는 500t을 기점으로 이하는 전기, 이상은 하이브리드 방식이 적합할 것으로 보고 운행 시간으론는 20~30시간 기점으로 이하는 전기, 이상은 하이브리드가 적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수소연료전지선박은 전영역에서 적용이 가능하나 조금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선박의 중요한 애로점 중 하나인 충전문제도 서서히 해결되고 있다.

해수부는 ‘어촌뉴딜300’ 프로젝트를 통해 총 3조원의 예산을 들여 전국 어촌의 정박 인프라를 개선하는 동시에 전기충전인프라도 설치하고 있다.

원 대표는 “선박은 정해진 노선과 항구를 이용하는 정형노선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충전시간은 준수하게 커버하고 있다”며 “또한 해수부가 충전인프라도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준희 일렉트린 대표이사.
원준희 일렉트린 대표이사.
◆해외 투자자와 해외 생산기지 구축 협의

원 대표는 정부의 그린선박 보급 및 R&D 정책은 매우 훌륭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해양레저시장 육성 정책이 미흡한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우리나라 조선산업은 세계 1위로 올라선 반면 해양레저산업에 대해서는 관심이 뚝 떨어져 있다”며 “해양레저산업을 육성하면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고 자연스럽게 전기 등 그린선박 시장도 커져 연관산업이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렉트린은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원 대표는 “해외 투자자와 해외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며 “자금분야에서도 국내뿐 아니라 홍콩, 중국과도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테슬라 같은 히트기업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시장이 활성화되도록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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