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SK 10년간 美 수입금지, 폭스바겐·포드 공급분 유예
LG “최종결정 받아들여 하루빨리 소송 마무리 나서라”
SK “판결 유감, 고객이익 보호 해결책 찾을 계획”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판결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판결문.

[전기신문 윤병효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앞으로 손해배상 등 보상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시간 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건에 대한 최종판결에서 LG의 손을 들어줬다.

ITC위원회는 최종결정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제출한 이차전지 관련 영업비밀 침해리스트를 확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 모듈, 팩 및 관련 부품/소재가 미국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미국내 수입 금지 10년을 명령했다.

단, 제한적으로 포드의 전기픽업트럭 F150향 배터리 부품/소재는 4년간, 폭스바겐 MEB향 배터리 부품/소재는 2년간 수입을 허용했다. 또한 이미 판매 중인 기아 전기차용 배터리 수리 및 교체를 위한 전지 제품의 수입을 허용했다.

또한 이미 수입된 침해 품목에 대해서도 미국 내 생산, 유통 및 판매를 금지하는 ‘영업비밀 침해 중지 10년 명령’을 내렸다.

LG에너지솔루션 이번 판결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은 SK이노베이션의 기술 탈취 행위가 명백히 입증된 결과이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소송이 사업 및 주주가치 보호를 위해 당연히 취해야 할 법적 조치로써 30여년 간 수십 조원의 투자로 쌓아온 지식재산권을 법적으로 정당하게 보호받게 되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로 배터리 산업에 있어 특허뿐만 아니라 영업비밀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인식됐다”며 “향후 글로벌 경쟁사들로부터 있을 수 있는 인력 및 기술 탈취 행태에 제동을 걸어 국내 배터리 업체의 기술력이 보호받고 인정받는 한편,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 전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서는 강한 입장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SK이노베이션 측은 이제라도 계속적으로 소송 상황을 왜곡해 온 행위를 멈추고 ITC 최종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이에 부합하는 제안을 함으로써 하루빨리 소송을 마무리하는데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침해된 영업비밀에 상응하고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의안이 제시되지 않는 경우, ITC 최종 승소 결과를 토대로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품목에 대한 미국 내 사용 금지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임해 나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제는 영업비밀 침해 최종 결정을 인정하고 소송전을 마무리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주길 기대한다”며 “지난해 2월 조기패소 결정에 이어 이번 최종 결정도 인정하지 않는다면 소송을 계속 소모전으로 끌고 가는 모든 책임이 전적으로 경쟁사에게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K이노베이션은 ITC 최종판결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소송의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실질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이어서 아쉽다는 유감을 표명한다”며 “다만 SK이노베이션 고객 보호를 위해 포드와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둔 것은 다행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미국내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앞으로 남은 절차(Presidential Review 등)를 통해 안전성 높은 품질의 SK배터리와 미국 조지아 공장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중인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필수적이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 수 천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등 공공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나아가 결정에서 주어진 유예기간 중에 그 후에도 고객들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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