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만대 누적 생산·2.3천기 서비스 제공...EV 충전기 강자
정부 4년내 51만대 충전기 보급..."양·질 모두 중요"
노후 건물 등 인프라 소외...현실적 정책으로 유도해야
보급에 따른 주민 분쟁·전력 부하 부담...스마트충전 제시
올해 목표, 1위 충전 기업·해외 진출..."표준·제도·경험을 수출할 것"

[전기신문 오철 기자] 탄소중립 바람을 타고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2년을 미래차 대중화 원년으로 삼고 강력한 지원 정책을 펼쳐 전기차 보급을 이끈다는 전략이다. 특히 정부는 핸드폰처럼 언제 어디서나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환경 조성을 위해 2025년까지 50만대의 완속충전기와 1만5000대의 급속충전기를 구축, 전기차 보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보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전 인프라 확충이 중요합니다. 지난해 정부는 그린뉴딜·미래차 전략을 발표하고 완속·급속 51만여대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아마 올해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의 시대가 될 것입니다”

이효영 클린일렉스 대표는 국내 대표 통신 대기업에서 25년간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전기차 충전·통신 전문가다. 전기차 충전기가 꽃피기 전 2014년에 그간 쌓아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클린일렉스를 설립했다. 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완속·급속 충전기 1만8000대를 누적 생산했고 2300기를 직접 구축해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환경부가 지원한 충전기 보급 사업에서 두 번째로 많은 충전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전기차 충전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선 이효영 대표를 연초 클린일렉스 본사에서 만났다.

◆세심하고 강력한 충전 인프라 정책 필요

“전기차 대비 충전기 수는 적절하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정책에 탄력을 주기 위해서는 충전기를 더 늘려야 하죠. 하지만 이제는 어디에 설치하는지가 중요한 때입니다. 이번 완속충전기 보급은 사각지대 해소를 중점으로 진행돼야 합니다.”

이효영 대표는 충전 편의 증대를 위해 기축 건물에 충전기가 더 많이 설치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고 했다. 실제 주차장 도면이 없거나 주차면이 부족하면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한다. 또 오래된 건물은 배전용량이 부족해 설치 자체가 어렵다. 때문에 일괄적인 정책 적용보다는 세심한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서류적 요건을 충족시킬 수 없는 현실이 전기차 구매 욕구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변압기 용량을 늘리는 방안도 비용이 높다고 피하지 말고 예전 100V에서 220V로 변환할 때 배선해주고 변압기를 제공했던 것처럼 대국적인 방침도 필요하다”고 했다.

무엇보다 주차면을 두고 벌어지는 주민 갈등 해결이 중요하다. 충전기 설치로 전용 주차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주차면을 내어준다는 것에 대한 반발심이 커져 주민 민원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클린일렉스가 위치한 산업단지도 1500여대 주차면이 있지만 충전 주차면은 6곳뿐이다. 전기차 보급에 대한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에서도 세제 혜택이나 인증 수여 등을 통해 보급을 유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20세대 이하 연립주택의 경우 주차면 기준을 따지지 말고 최소 충전기 수량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도입하는 등 사각지대 해소에도 힘쓰자”고 덧붙였다.

◆전력량 효율 배분하는 스마트충전…충전 분쟁 막는다

스마트폰으로 편리한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부가 설치하기로 한 완속충전기는 2025년까지 50만대. 1개당 필요 전력을 7kW로 치면 단순식으로 3.5GW의 전력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나온다.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7%도 되지 않는 현재 상황에서 급증한 전력수요는 자칫 석탄화력발전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충전기 보급 확대에 따른 전력수요 조절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효영 대표는 “친환경 자동차 보급을 위한 정책이라고 하지만 3.5GW의 전력 증가는 부담되는 전력량이다”며 “이를 1GW 안으로 줄여 공급 부담을 줄이면서도 충전 불편이 없는 ‘전력분배형 스마트충전’을 클린일렉스가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력분배형 스마트충전은 IoT 충전기·콘센트를 통해 기존전력을 제어, 더 많은 차량을 효율적으로 충전하는 시스템이다. 기존대로면 7kW 충전기에 전기차 1대만 충전할 수 있었지만 새로운 충전방식은 다수의 소형 충전기를 설치, 7kW 전력을 분배해 다수 차량을 충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전력분배형 스마트충전에 4대의 전기차가 연결된 경우 처음 충전을 진행한 차량에 4kW, 2~4번째 차량에는 1kW로 전력을 분배하고 다음(다섯 번째) 전기차가 충전기에 차량을 연결해 놓으면 첫 번째 차량이 충전을 완료하는 동시에 충전이 진행되는 방식이다. 사용자 사이에 분쟁을 없앨 수 있으며 충전기가 쉬지 않아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 또 현장에서는 소형 콘센트형 충전기와 이를 연결하는 통신 게이트웨이만 설치하면 되니까 구축 비용도 저렴하다. 지난 2018년 LH와 함께 정부 과제로 제주 삼화 아파트에서 100기로 시작, 고양 덕양구 향동 아파트에 25기를 추가로 실증해 충전기 부족 해소, 통신비·구축비·기본료 절감 등의 효과를 나타냈다. 이 대표는 “기존에는 앞서 충전한 차량이 충전기를 빼주고 차량을 다른 곳으로 옮겨주지 않으면 다음 차량이 충전할 수 없었으며 충전 완료 시간이 심야면 서로 곤란해지고 심하면 분쟁까지 생겼다”면서 “스마트충전은 같은 전력으로 다수의 차량을 효율적으로 충전시켜 주차·충전기 분쟁을 없애는 효율화된 충전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클린일렉스는 해외진출을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한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표준, 제도, 경험을 수출하는 충전기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물론 그전에 파워모듈 손상없는 내구성 좋은 급속충전기와 OCPP(Open Charge Point Protocol) 표준의 스마트충전 완속충전기 기반으로 국내 1위 제조사, 월 매출 1억원 이상의 충전서비스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올해는 국내 충전기 제조, 서비스 시장에서 품질, 표준, 기술 경쟁이 보다 활성화되고 그동안 막대한 투자 비용 때문에 지체되던 해외 시장의 성장도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클린일렉스는 국내시장에서의 상생협력과 경쟁을 주도하고자 하며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더 많이 노력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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