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총장의 월요객석) “나무를 베야 할 시대”
작성 : 2021년 01월 28일(목) 08:20
게시 : 2021년 01월 29일(금)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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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경기연구원에서 발간한 보고서 제목이다. 탄소 흡수량을 늘리기 위해 헌 나무를 베고 새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요지다.

대한민국은 6.25 전쟁이후 황폐화된 산림을 인공 조림해 치산녹화에 성공한 국가다. 1970~ 1980년 대규모 조림에 따라 산림의 나이가 31~50년생에 집중돼 있다. 2018년 산림청 통계에 따르면 31~50년생이 전체 산림의 65%를 차지, 점차 노령화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2019년에 발간한 ‘주요 산림 수종의 표준 탄소 흡수량’에는 임령이 20~30년에서 가장 높은 흡수량을 보이고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언급하고 있다. 현재의 산림을 ‘어리게’ 만들지 않으면 탄소흡수원으로써의 산림 역할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얘기다.

과실이 열리면 따는 것처럼 나무도 어느 정도의 나이에 이르면 수확을 하고 어린 나무를 심어 가꾸는 것이 지속가능산림경영의 기본인데 이를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높이차, 급경사 등 접근하기 어려운 나무를 베기 위한 임도 개설의 어려움과 나무를 베는 것은 좋지 않다고 터부시하는 국민 인식이 있다. 2000년 들어서면서 환경문제 제기로 전국의 임도 개설이 급격하게 감소했다. 오래된 나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기거나 나무와 관련된 전설 등 무속신앙, 혹은 종교적 상징으로 나무의 생명을 연결시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19년 국민 10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나무를 베는 것’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서 벌채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이 71.3%를 차지했고, 산림 생태환경 파괴를 이유로 들었다.

다행히도 지난달 20일 산림청이 발표한 탄소중립 전략은 반가운 소식이다. 산림의 노령화로 흡수량이 매년 감소, 현재 방식이 유지될 경우 2018년 4560만t의 흡수량이 2050년 1560만t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그래서 2050년까지 나무 30억 그루를 심어 3400만t을 흡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소나무 낙엽송, 편백 등 주요 수종의 목재수확시기인 벌기령이 50~60년인 부분은 침엽수는 30년, 활엽수는 20년으로 탄소 흡수량이 최대가 되는 시점으로 조정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벌기령 조정으로 활발한 산림 경영을 유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불 피해지 복구를 우선으로 도시·섬유·휴토지 등에 새롭게 조림을 확대하고, 북한을 포함해 해외 산림협력을 통해 탄소흡수원을 확충하겠다는 계획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계획에 기업과 시민이 동참할 수 있는 정책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

앞서 언급한 임도 문제나 국민 인식 개선뿐만 아니라, 기업이 더 이상 사회공헌활동 차원이 아닌 온실가스감축에 기여할 수 있게 시장메커니즘 제도도 적극 발굴해야 할 것이다.

탄소중립 선언으로 전 세계적으로 산림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면서 글로벌 기업의 동참도 활발해지고 있다. 다보스 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은 파트너들과 함께 지난 21일 1t.org 이니셔티브를 선언했다. 이는 1조 그루 나무 커뮤니티를 조성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기후 대응에 있어 , 자연기반 해결방안 (NBS; nature-based solution) 이 강조됨에 따라, 탄소 저장을 하는 숲, 습지 등을 보존하고 확대하는 것에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함께하길 요청하고 있다.

이를 통해 파리협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줄여야 하는 온실가스 감축의 1/3 이상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지난해 1월에 시작된 매우 소중한 지구를 위한 연합(Priceless Planet Coalition()은 금융권 그룹과 도시, 소비자들이 함께 향후 5년간 1억 그루의 나무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마스터카드, 씨티그룹, HSBC, 바클레이 은행 등 우리가 익히 아는 글로벌 기업 40여개가 함께 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대단히 어려운 도전과제 앞에 우리도 산림의 역할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70년대 치산녹화계획에 따라 전 국민이 나무 심기에 동참했고 산림이 주는 수많은 혜택을 누렸다. 이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국민이 다시 함께 캠페인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겠다.

김소희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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