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구서 충전 중 불...15번째 화재
리콜 조치 미흡했나...국토부·현대차 등 원인조사
해넘긴 조사 발표...배터리 의심뿐 원인 아직도 몰라
“국민적 불안감이 더 증폭되기 전 원인 밝혀야”

23일 오후 4시 11분께 대구 달서구 유천동 한 택시회사에 설치된 공용 전기차충전기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 코나EV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진압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3일 오후 4시 11분께 대구 달서구 유천동 한 택시회사에 설치된 공용 전기차충전기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 코나EV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진압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현대자동차 코나 EV에서 15번째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피해 차량은 지난해 12월 리콜 조치를 받은 차량으로 확인돼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4시 11분쯤 대구 달서구 유천동 한 택시회사에 설치된 공용 전기차 충전기에서 충전 중이던 전기차 코나EV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발화 지점은 차량 하부 배터리로 확인됐으며 국토교통부와 현대차 등이 원인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제조사는 LG에너지솔루션(LG화학)이다.

특히 이번 화재가 주목되는 것은 지난 14번의 화재에 대응해 이미 지난해 배터리 부분에 대한 리콜 조치를 받은 차량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에 판매된 코나 일렉트릭 7만 7000여대(국내 2만 5564대)를 대상으로 대규모 리콜을 시행했다. 리콜을 통해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업데이트한 후 점검한 결과에서 과도한 셀간 전압편차, 급격한 온도 변화 등 배터리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 경우 즉시 배터리를 교체했으며 이상이 없더라도 BMS의 상시 모니터링 과정에서 추가 이상 변화가 감지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제한하는 등 조처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화재로 리콜 조치의 미흡함이 드러났다.

리콜로 불안감을 일부 해소했던 현대차는 다시 화재 리스크를 안게 됐다. 가장 큰 문제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에서 생산될 첫 모델 '아이오닉5'의 다음 달 출시를 앞두고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 아이오닉5에는 SK이노베이션에서 납품한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2차 공급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도 포함돼 향후 출시될 아이오닉6 등에 장착될 예정이다.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어 소비자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느림보 대응에 대한 불만도 쏟아져 나온다. 화재에 대한 원인을 아직도 조사 중이기 때문이다. 조사와 분석을 맡은 교통 당국 관계자도 “언제 조사가 완료되고 언제 발표하는지는 말해줄 수 없다”며 비공개, 깜깜이로 일관하고 있어 국민의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리콜된 차량에 화재가 생겼다는 것은 그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국민적 불안감이 더 증폭되기 전에 빨리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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