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산업 자동화 본부장
이상호 슈나이더 일렉트릭 코리아 산업 자동화 본부장

전세계를 위협하는 전염병으로 인해 산업 환경이 크게 변했다. 소비자의 소비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으며, 산업 전반에 걸친 제조 및 운송, 판매업체의 디지털화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아졌다.

많은 기업들은 이번 펜데믹을 계기로 스마트 머신과 디지털 솔루션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했으며, 보다 민첩한 비즈니스 운영을 위해 기업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뉴 노멀(New Normal)’의 제조 현장에서의 유연성 확대는 빈번하고 빠른 시장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수용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이 과정에서 기업은 과도한 비용을 발생시키거나 추가 자원을 투입하지 않고도 비즈니스의 유연성을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공장의 디지털화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산업 설비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유연하고 민첩한 장비와 견고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으며, 이는 생산 효율성 향상과 새로운 비즈니스의 잠재력을 확보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생산 공장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장비다. 공장은 크고 작은 다양한 장비로 구성되어 있고, 대부분의 공장에서는 매일 이 장비들을 고치고 교체하며 많은 비용을 소비한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장비의 수명 주기를 개선할 수 있다면, 공장의 설비 가동을 중단하거나 수리 또는 교체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크게 감소할 수 있다. 이는 생산성 개선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디지털 기술은 어떻게 장비의 수명 주기를 개선하며 실제 효율은 얼마나 개선될 수 있는가? 핵심은 디지털을 통해 장비와의 통신이 개선되고, 디바이스에서 추출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미리 고장이나 오류를 진단할 수 있으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원격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는 설계 단계에서도 적용된다. 처음 기계를 설계하고 엔지니어링하는 단계에서부터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면, 장비를 제작하기 전에 자동화된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기능을 통해 시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낭비되는 시간을 줄이고 제작 상품의 상용화까지 걸리는 시간을 30%이상 단축할 수 있다.

또한, 기계의 시운전 및 작동 단계의 디지털화도 중요하다. 기계 운영에 대한 디지털 접근은 장비간 연결성을 강화하고 추출된 데이터의 활용성을 극대화한다.

이를 통해 OEM의 통합, 시운전과 운영 지원의 효율성을 최대 40%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더불어, 기계의 유지 보수 및 서비스에 대한 디지털화도 반드시 필요하다. 디지털을 통해 24시간 디바이스의 상태를 실시간 분석하고, 원격으로 예측, 유지관리, 모니터링 할 수 있다는 것은 만약 예측할 수 없는 이유로 오프라인 공간에서의 접근이 불가능할 경우에도 현장에서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디지털 접근이 가능한 디바이스는 그렇지 않은 장비에 비해 수리 보수 작업 시간을 최대 50%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기계의 구축과 운영 전반에 디지털 기술이 적용되면 리소스의 최적화된 사용이 가능하고 보다 정확하고 민첩한 의사 결정을 지원하며, 특히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필자가 속한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작년 6월, 익산에 위치한 자사의 생산 공장을 전면 디지털화했다. 공장을 총괄하는 담당자는 서울에서 근무를 하면서도 익산 공장의 생산 라인 및 에너지 흐름을 한눈에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다.

혹시 평소와 다른 패턴의 데이터가 입력되면 휴대폰으로 알람을 주기 때문에 미리 현장을 점검하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물론 에너지의 효율을 증대하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도 도움을 받았다. 그 덕분에 코로나19 시대에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도 목표한 생산량을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장기화되고 있는 전염병과 예측 불가능한 상황 속에서 비즈니스를 유지하고 산업 공장의 회복탄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극복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

산업의 디지털화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현재진행형이며 이는 점차 가속화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언제든 또다른 형태의 산업 위기가 찾아올 수 있고, 우리는 좀 더 단단하게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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