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남성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총장
안남성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총장

전력코로나 19 팬더믹이 다시 시작되면서 세계 각국은 다시 경제와 방역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소피의 선택”에 직면하게 됐다.

소피의 선택은 경제 회복을 위해 방역을 완화하면 감염자 수가 급증을 하고 감염자 수를 감소시키기 위해 방역을 강화하면 경제가 다시 어려워지는 딜레마를 의미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인류는 항상 위기에도 새로운 해결책을 발견하는 지혜를 보여 주었기에 이번에 팬더믹이 다시 시작 되더라도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성공해 올해안에 코로나 팬더믹은 해결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위기가 해결이 된다고 해도 지금까지의 비즈니스나 사회가 운영되어 왔던 것과는 다르게 사회, 경제적 질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 사회학자들은 코로나 위기 이전과 코로나 위기 이후 즉 과거의 노멀과 뉴 노멀 시대로 구분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뉴 노말 시대에는 모든 분야에서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른 미래가 예상되고 있지만 아무도 뉴 노말 시대의 불확실성 때문에 자신있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것은 디지털화의 급속한 확대이다.

전력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 위기로 방역 조치가 내려지면서 경제가 어려워지고 산업 활동이 타격을 받으면서 전력수요는 감소하게 된다. 이는 전력회사의 수입 감소로 이어져 전력회사의 신용 위험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시작 되어 재무 위험은 계속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같은 소규모의 발전 시스템이 증가하면서 그리드 신뢰성이 불확실해지고 대형 발전 시스템의 수익이 감소하면서 석탄이나 원자력 같은 대형 발전 회사들의 재무 위험도 증가하게 되어 대형 발전 회사들의 지속 가능성 여부가 전력 산업계의 중요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국의 경우 기후변화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석탄 발전소 운영 회사들은 거의 파산을 하면서 전력회사들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탈 석탄을 포함한 새로운 리포지션닝과 리포밍을 준비하고 있다.

일반 전력회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단기적인 방안은 우선 인력관리나 공급망 관리 분야의 비대면 관리에서 디지털화를 통한 현안의 해결과 예전 수준의 회복이다. 특히 수입 감소로 인한 재무적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스트레스 테스트와 규제기관으로 부터 새로운 소비자 보호 정책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정부의 소비자 보호 정책들은 소비자들을 위한 정책이지만 전력회사입장에서는 수입 감소로 이어지게 되는 악순환이 시작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라는 말처럼 긍정적인 결과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경제 활동이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팬더믹이 길어질수록 소비자와 비대면 접촉은 급속히 증가하면서 프로슈머나 실시간 수요관리 등 소비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수요분야의 디지털화된 소비자 전략이 더 빨리 정교하게 추진될 것이다.

인공지능이나 블록체인과 같은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 소비자 전략은 공급측면에서도 에너지 저장장치가 주도하는 마이크로 그리드나 가상 발전소같은 새로운 전력 시스템으로 전환 시키는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력산업에 전기 자동차가 융합되면서 소비자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소비자들의 발언권이 크게 강화 되는 전력산업의 리포밍이 진행되면 전력산업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갈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디지털화는 가속될 것이다.

코로나로 보낸 지난 1년은 우리에게 경제 침체, 저성장, 불평등의 확대, 정부 조직의 비대화 등 어두운면이 있지만 혁신의 침체와 생산성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산업계와 정부가 더 똑똑해지는 한해였다. 이제 새로운 한해를 맞이 했다. 이번 새해에는 그동안 어둠에 싸여 불안하게 보냈던 2020년 한해를 말끔히 정리하고 새해는 전력산업이 새로운 이미지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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