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에 발을 들이기 전 보험설계사로서 1년 동안 보험을 판매한 경험이 있다. 약 10년 전쯤, 거의 모든 질병을 보장하는 종합보험의 적정선은 15만원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소비자들이 똑똑해지며 주머니 사정에 맞게 보장내역을 줄이거나, 보장범위가 좁은 5만원 이하 보험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한다.

화제를 바꿔 소방용 내화케이블의 기준을 놓고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소방청은 750℃의 현재 기준을 국제규격에 맞는 830℃로 올리는 개정안을 만들고 시행예고를 앞두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호주에 판매하고 있는 소방용 내화케이블은 1050℃에서 두 시간을 버티는 제품이라는 점이다.

1050℃를 생산하면서 왜 규격은 830℃를 논할까. 소방청은 830℃가 국제규격을 따르고 있으며 온도가 올라갈수록 발주처를 시작해 결국에는 소비자에게까지 비용적 부담이 가중된다고 설명한다.

전선업계는 내화기준을 높이면 케이블의 원재료비에서 2~3% 정도 오를 것이라 말한다.

전체 건축비에서 케이블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알려져 있는데, 소방용 내화케이블은 전체 케이블 중에서도 3~5% 정도다. 결국 공사비 100억원의 건물을 지으면 500만원정도가 케이블의 가격이고, 그 가운데 3%인 15만원 정도가 오른다는 것이다.

다시 보험 얘기를 돌아가서 보험은 일반적으로 매달 납부하는 월납제다. 한 달에 5만원, 1년에 60만원으로 혹시 모를 위험을 ‘일부’ 보장받는다.

반면 소방용 내화케이블은 한 달도, 1년도 아니라 한번 지을 때 (100억원 공사비 기준에서)15만원이 오른다. 이를 통해 보장받는 것은 화재 조기진압을 통한 재산보호 뿐만 아니라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목숨을 벌 시간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8월 서울공관인 삼청당에서 열린 제16차 목요 대화에서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밝힌 말이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대응은 아무리 지나쳐도 절대 과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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