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준 교수의 등촌광장)에너지전환 부합하는 전력계통 안정성을
작성 : 2020년 12월 28일(월) 15:30
게시 : 2021년 01월 05일(화)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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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새해를 맞아 전력계통의 미래를 생각해 본다. 산업부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부문에서 혁신을 추진한다고 한다. 재생에너지 보급 가속화, 전력망의 선제적 보강, 수소경제 조기활성화, 에너지시장 규제 개혁이 그 골자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에너지시스템의 ‘도약’을 통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추진 과정에서 안정적인 전력수급과 계통망 안정성은 필수적 전제조건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얼마전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기술혁신을 논의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2050년 신재생 설비 용량이 최대수요의 두세배가 된다는 전망이 있었다. 최대수요 전망은 전기차의 확산 속도, 타분야 에너지 소비의 전기화, 전기제품의 효율 향상 등을 반영했으며, 기존의 계획은 미래의 전망이 바뀌어 폐기하고 다시 기획해야 될 상황에 놓였다고 한다. 계통망 계획은 15년 후의 수급계획을 바탕으로 수립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궁금하다.



지난 연말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공개되며, 2034년까지의 수요 전망과 이에 따른 발전설비 계획이 발표되었다. 탄소중립을 향한 재생에너지 보급 가속화 정책은 반영되지 못한 채, 5차 신재생기본계획 목표량만 반영되었다. 신재생기본계획은 정부의 신재생 확산 의지를 담은 보급목표이다. 그러나 이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신재생 출력예측의 신뢰성이 담보되어야 함에도, 이번 수급계획에 적용된 출력예측 방식인 피크기여도는 오차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증가함에도 신재생 에너지의 피크기여도가 낮을 경우 수급 전망과 실제 피크 시간대의 발전량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설비예비율을 기준으로 하는 수급계획과 달리 계통망 안정성은 신뢰도에 연관되는 공급예비율을 다루게 된다. 태양광과 풍력의 피크기여도는 각 13.9%와 3.1%로 매우 보수적으로 반영되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공급예비율을 바탕으로 한 운영 신뢰도가 전망에 비해 더 낮아질수 있음을 의미한다. 신재생설비 발전량이 피크기여도 값을 크게 상회할 경우 수급안정성 및 계통망 안정성 유지를 위해 과다한 예비력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게 된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15년 후의 전력수급 안정성을 확보하였다면, 후속으로 계통망 안정성을 담보하는 송변전설비계획을 확정함으로서 2034년 전력계통의 모습이 갖춰질 것이다. 수급계획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발전량 기준에 대한 정책 목표를 담고 있으나, 재생에너지 사업자가 소규모이고, 또 민간 참여형인 경우가 많아 언제, 어느 위치에, 얼마만큼의 용량이 설치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확정 설비로서 요구되는 정보의 불확실성은 적정한 전력망 보강계획 수립을 곤란하게 하며 재생에너지 수용성 확대에 심각한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가 혁신의 키워드로 전력망의 선제적인 보강을 제시하는 이유도 계통망 보강이 절실함에도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재생에너지 보급가속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시장잠재성과 전력망 여건이 동시에 고려된 계획입지 제도와 재생에너지 입지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제도들이 도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외적 조건인 제도 개발에 더해 내적 조건인 계통망 계획의 자율성 강화가 함께 이뤄지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의 주파수 유지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최소 관성에너지는 약 380GWs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원 확산 속도로 보면 ‘25년부터 최소 관성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2034년이 되면 시간당 최대 약 10GW, 일일 최대 약 40GW 정도 신재생에너지 출력변동이 예상된다’고 한다.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하루 약 100대 이상의 발전기가 기동 정지되어야 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40~50대에 달하는 현재 발전기의 기동정지에 배가 넘는다. 2034년이 되면 수급계획이 어찌되건, 계통망 계획이 어찌되건, 계통망 안정성은 오로지 계통운영자의 몫이 된다. 관성자원의 저하를 대비하는 ESS와 같은 초고속 주파수 응답자원의 확보와 신재생 발전원을 포함한 새로운 급전체계의 개발등 전력계통의 미래를 준비하는 계통 전문가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란다.
이병준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기사 더보기

이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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