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 저장고, 배터리 용량 결정 최고 핵심 소재
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포스코케미칼 대규모 수주·투자
양극재 소재 전구체 대부분 중국 수입, 국산화 필요 지적

포스코케미칼의 전남 광양 양극재 공장 전경.
포스코케미칼의 전남 광양 양극재 공장 전경.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관련 상장업체들은 잇따른 조 단위 수주와 대규모 투자로 주가가 껑충 뛰고 있다. 하지만 양극재의 전단계인 전구체는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1일 배터리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양극재(Cathode Active Meterial)를 생산하는 상장업체인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의 주가가 최근 한 달간(11.18~12.18) 평균적으로 34% 급등했다.

종가 기준 에코프로비엠은 14만7000원에서 16만2900원으로 10.8% 상승, 엘앤에프는 4만3400원에서 6만8500원으로 57.8% 상승, 포스코케미칼은 8만100원에서 10만700원으로 33.6%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배터리셀 생산업체인 LG화학(14.8%), 삼성SDI(13.4%), SK이노베이션(20.4%)의 평균 16.2%보다 2배나 높은 수준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2월 SK이노베이션과 2023년까지 2조7400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수주했다. 또한 경북 포항에 삼성SDI와 합작사(에코프로이엠)를 포함해 대규모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양극재 생산규모는 올해 5만9000t, 2021년 9만t, 2023년 18만t, 2025년 20만t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엘앤에프는 지난 16일 LG에너지솔루션과 2022년까지 1조4500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따냈다. 최근에는 NCMA(Ni90%) 양극재용 3단계 라인 건설에 총 210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양극재 생산규모는 올해 3만t, 2021년 4만t, 2022년 8만t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은 LG에너지솔루션-GM의 미국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엄셀즈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공급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1조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연 4만t의 양극재 생산규모를 갖고 있으며 6000억원을 투자해 2023년까지 6만t을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40만t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양극재 시장이 뜨거운 이유는 중요성 때문이다. 리튬이온의 저장고 역할을 하는 양극재는 전기차 주행거리와 전압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이며 배터리셀 전체 원가의 43%를 차지하고 있어 기능이나 비용면에서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알고보면 국내 양극재 시장은 속 빈 강정과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전구체를 거의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은 이달 초 배터리 관계자들을 초청한 포항공장 투어에서 “국내 업체들이 사용하고 있는 전구체는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우리는 단지 불에 굽는(소성) 역할만 한다”고 말했다.

표면상으로는 LG화학, 엘앤에프, 포스코케미칼이 전구체까지 생산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사실상은 중국 전구체 업체인 화유코발트나 지이엠(GEM) 등으로부터 반제품을 사와 국내에서 약간만 가공하는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러한 실정으로 인해 양극재의 국내 부가가치율은 30%밖에 되지 않는다. 이 회장은 “양극재 kg당 20달러 가운데 국내 업체는 6달러만 갖고 나머지 14달러는 중국이 가져가고 있다. 이게 현실이다”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진정한 배터리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국산화율을 더 높여야 한다”며 “정부 배터리 R&D 과제가 차세대에만 집중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리튬이온배터리의 소재, 부품에도 지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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