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반기문 의장 품어줄까?’
기후환경회의, 경유세 인상.전기요금 개편 등 정부에 제안
물가 인상, 서민경제 타격 등 쟁점 많아 사회적 파급효과 커
작성 : 2020년 11월 23일(월) 15:52
게시 : 2020년 11월 24일(화)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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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가기후환경회의 중장기 국민정책제안 기자회견에서 안병옥 운영위원장이 기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가기후환경회의가 정부에 공식 제안한 경유세 인상, 전기요금 개편, 석탄발전 폐지 등의 친환경 정책은 모두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과연 정부가 수용할 것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사안마다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고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반기문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2050년 탄소중립 깜짝 선언과 관련해 일화를 소개하며 밀접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유추하게 했다.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는 23일 발표를 통해 대표과제 8개, 일반과제 21개 등 총 29개의 중장기 국민정책제안을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

8개 대표과제는 ▲2030년 미세먼지 감축목표 설정 ▲지속가능발전-녹색성장-기후변화 아우르는 국가비전 마련 ▲자동차 연료가격 조정(경유세 인상)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차로의 전환 로드맵 마련 ▲석탄발전 단계적 감축 등 전원믹스 개선 ▲전기요금 개편(환경비, 연료비 반영) ▲미세먼지-기후변화 연계 다자제도 구축 ▲미세먼지-기후변화 대응 국가 통합연구기관 설치 등이다.

문제는 이 제안들이 대체로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서민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정부가 수용할 것인가에 있다.

경유세 인상의 경우 기본적으로 1000만 경유차 운전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또한 경유가 버스나 트럭용 연료라는 점에서 물가 인상으로 이어져 서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석유업계에서는 경유차와 미세먼지 발생 연관성에 대한 보다 정확한 과학적 입증이 필요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담당부처인 기획재정부는 현재까지 경유세 인상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석탄발전 폐지는 손해가 큰 민자발전의 반발 가능성이 높다. 발전소 건설은 정부 정책에 따라 승인을 받고 진행된다. 현재 총 7.26GW 규모의 신규 민자 석탄발전 7기가 건설 중이다.

기후환경회의 제안에 따라 이르면 2040년부터 석탄발전소를 폐지하면 신규 발전소가 당장 내년부터 가동한다 해도 최대 가동연한이 20년밖에 안된다. 이는 석탄발전소의 평균수명 30년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정부의 막대한 손해배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후환경회의가 제안한 전기요금 개편은 환경비용을 새롭게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전기요금 인상과 다름없다. 인상폭은 그리 크진 않지만 전국민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제안에 따르면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기요금에 환경비용 50%를 반영한다. 안병옥 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은 “가구당 연간 770원 올라 연간 전기요금이 5만원 나오는 가구의 경우 2030년 요금은 5만7700원가량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기문 위원장이 꺼낸 문재인 대통령과의 일화는 이번 제안에 대한 정부의 수용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다.

반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아침에 유엔 사무총장과 부총장으로부터 화상회의 요청이 왔다. 이들의 주장은 한국이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면 좋겠다는 일종의 압력을 저한테 얘기한 것이었다”며 “그래서 이들에게 몇 분 후 문 대통령이 국회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할 것이라고 먼저 말해줬다. 그랬더니 ‘엘설런트(exellent)’라고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문 대통령의 탄소중립 선언은 여당 의원들도 사전에 알지 못할 정도로 깜짝 발표였다. 반 위원장이 이 일화를 소개한 것은 그만큼 문 대통령과 사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설명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안병옥 운영위원장은 제안에 대한 정부의 수용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니다”라면서도 “정부가 올해까지 2050년 장기저탄소배출전략(LEDS)을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늦어도 내년에는 이와 관련한 밑그림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기사 더보기

chyyb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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