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정기국회에서 통과 전망...국내 기업도 ‘RE100’ 길 열려
가격경쟁력 확보, 핵심쟁점 합의, 제도변경 등 후속 과제도 많아
“이해관계자 모두 테이블에 앉아 치열한 논의 시작해야”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재생에너지 직접구매제도 도입과 전력시장 제도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재생에너지 직접구매제도 도입과 전력시장 제도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을 가능하도록 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이르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전망이다.

이를 놓고 전문가들은 PPA를 가능케 하는 첫걸음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세부적인 사항이나 후속 조치 등의 중요성도 강조하면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재생에너지 직접구매제도 도입과 전력시장 제도개선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성환 의원(더불어민주당·서울 노원병)은 “야당에서 특별히 반대하고 나서지 않는다면 PPA 관련 법안이 24일 산자위 법안소위를 통과할 것”이라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거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통과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된다면 국내 기업들도 100%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뜻하는 ‘RE100’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전문가들은 PPA가 도입되면 재생에너지를 위한 별도의 전력시장이 형성됨으로써 재생에너지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PPA 연착륙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PPA가 도입돼도 경쟁력 있는 가격이 제공되지 않으면 아무도 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의 경우 재생에너지 가격이 저렴해 기업들의 수요가 발생하므로 PPA 활성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PPA 연착륙을 위해 PPA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배출권거래제도(ETS) 등의 역학관계를 고려해 PPA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PPA 도입 이후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쟁점들 역시 본격적으로 PPA가 시행되기 전에 정리가 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승완 충남대학교 교수는 ▲재생에너지 출력이 없는 시간대를 위한 보완공급 ▲발전량이 전력수요보다 큰 시간대 잉여전력 처리 ▲전력망 이용요금 산정 ▲부가정산금(Uplift) 부과 ▲전기요금에 포함된 각종 부가비용 처리 등 5가지를 PPA 도입을 위한 세부 쟁점으로 제시하고 이에 대한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력시장운영규칙 개정이 필요하고 전력당국을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지금부터 테이블에 앉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전력을 소비하는 기업들은 PPA 제도가 완성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렇게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미국에서는 이미 전력 다소비 기업들이 단체를 꾸려 테이블에 앉아 재생에너지 구매자들을 위한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PPA 도입을 통해 지난 2001년 전력산업구조개편 이후 변화가 없었던 전력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산업부 관계자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생기는 것이므로 그에 맞는 합당한 시장제도가 필요하고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며 “여러 이슈와 관련해 여러 이해관계자와 논의하는 자리 마련하면서 시장제도를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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