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해체계획서 초안 공청회…‘알맹이는 빠졌다’ 실망
해체계획서 초안 내용에 대한 질의는 없고 원전 정책 위주로 질의 응답
원전 정책 논의로 변질된 고리1호기 해체계획서 공청회
작성 : 2020년 11월 23일(월) 03:49
게시 : 2020년 11월 24일(화)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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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청회 좌장인 안석영 교수가 질의응답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석영 부산대 원전해체핵심기술연구센터장, 최득기 한수원 원전사후관리처장, 이경철 원전사후관리처 해체사업부장, 손진원 그룹장.

‘고리 1호기 최종해체계획서 초안’ 공청회가 20일 오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80여명의 지역 주민 및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최윤찬 부산연구원 해양관광연구실장이 해외원전해체 사례 및 현황을, 손진원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방사선해체연구소 원전사후그룹장이 한수원의 해체 준비현황 및 주민설명회에서 수렴한 주민의견들을 모아서 발표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안석영 부산대 원전해체핵심기술연구센터장을 좌장으로 최득기 한수원 원전사후관리처장, 이경철 원전사후관리처 해체사업부장, 손지원 그룹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사전에 서면으로 의견을 제출한 해운대구 송정동 주민 최모씨는 “최근 고리원전에서 황사 누출이 있었는데 인근 주민들이 언론을 통해 알 수 있었다”며 “미세먼지 농도 등을 표시하는 전광판처럼 원전 인근 주민들을 위한 방사능을 비롯한 위험 물질의 상황을 알려주는 전광판이 설치를 요구했다. 이어 ”송정과 인접한 기장군은 지원금이 있는데 송정은 해운대구에 소속해 있어 지원이 없으며 이는 형평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금정구 주민 정모씨는 “고리1호기외 고리2·3·4호기 해체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이 만들어지지 않을 경우 대책방안”을 요구했다.
이어 “인근에 고리2호기 3호기가 가동 중인 상황에서 안전하다 생각할 주민은 없다”며 “즉시해체를 서두르는 것은 위험하므로 해체전략부터 다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2시간가량 진행된 공청회에서는 송정동 주민 1명과 탈핵단체 소속 시민운동가 2명 등 3명만 질의했는데 탈핵운동가들의 질의와 이에 대한 패널들의 답변으로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됐으며 공청회의 목적인 해체계획서 내용에 대한 질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지역 관계자는 “질의 내용 대부분이 해체계획서 초안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 원전 정책과 관련된 것이었다”며 “사업자인 한수원에서 책임 있는 답변을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 왜 그 부분에 집중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총론적인 내용보다 해체계획서의 구체적 내용을 거론하며 이런 부분은 안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을 해줬으면 탈핵단체도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니라 나름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 김모씨는 “공청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었는데 첫눈에 탈핵단체에서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이 혼자 많은 시간을 할애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안석영 부산대 교수 역시 “주민 의견을 수렴해서 첫 단추를 채우는 과정인데 일반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싶었지만 특정단체 소속 사람들의 의견이 많아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지역의 한 사회학자는 ‘독점으로 인한 정보유통의 불균형’이라고 지적하며 “다음 공청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듣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재현 기자 기사 더보기

mahler@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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