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제너럴모터스 이어 포드도 자체생산 움직임
국내 업계 “위협될 수도”

미국 자동차 메이커 포드사 전시관 모습. 제공:연합뉴스
미국 자동차 메이커 포드사 전시관 모습. 제공:연합뉴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미국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최근 포드까지 전기차용 배터리 자체 개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7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짐 팔리 미국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13일(현지시간) ‘로이터 자동차 서밋 텔레콘퍼런스’에서 “(배터리) 셀 제조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전기차용 배터리 자체 생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달 포드 신임 CEO로 취임한 짐 팔리는 “(전기차) 규모가 커짐에 따라 자연스러운 조치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향후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급증에 대비해 잇따라 자체 생산을 추진해왔다.

테슬라는 지난 9월 열린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서 가격을 현재의 절반으로 낮추고, 주행거리는 절반 이상으로 늘린 원통형 배터리 ‘4680’을 자체적으로 연구·개발해 3∼4년 이내에 양산하겠다고 공언했다.

GM은 LG화학과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웠고, 독일 폭스바겐도 스웨덴 배터리 업체와 합작공장을 설립해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수요 증가뿐 아니라 최근 전기차 화재 사고로 배터리 안전성 논란 및 보상비용 문제와 미국 내 LG화학·SK이노베이션 간 소송에 따른 배터리 수급 불확실성 등이 이 같은 움직임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1∼9월) 35%를 차지하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계 배터리 3사는 잠재적 경쟁사의 등장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홀로서기’ 움직임은 현재 공격적으로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위협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배터리 기업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전기차용 배터리를 개발해 실제 양산에 이르기까지 최소 수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기술력과 생산능력 측면에서 기존 배터리 기업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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