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해운대 바다는 어업인들만의 바다는 아니다
작성 : 2020년 11월 16일(월) 08:51
게시 : 2020년 11월 17일(화)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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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해운대 해상풍력을 반대하는 주민

해운대 해안선은 특별하다.

풍경이 아름다움은 말할 것도 없고 고가 아파트, 금융기관, 호텔 등 초고층 건물 들이 멋진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으며 동백섬에서는 APEC정상회의가 열리기도 했다.
필자가 살고 있는 마린시티에서 해수욕장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 미포에 있는 ‘엘시티 더 샾’은 100층이 넘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다. 해운대는 우리나라의 관광지 중에서 가장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이며 한적한 어촌 마을이 아니라 한국에서 서울과 더불어 국제회의를 1년 365일 언제든지 소화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국제 도시 중의 하나다.

한마디로 해운대는 원자력, 화력, 해상풍력 발전소 등 발전소가 위치한 한적한 어촌 마을이 아니다. 예술적으로 디자인된 높은 고층 건물들은 서울 강남 못지않다. 주민들의 경제적 문화적 수준도 높다.
요즘 유행하는 해상케미블카도 해운대에 들어서지 못했다. 케이블카 없어도 관광객이 너무 많다. 오히려 케이블카 등이 들어서면 관광객으로 교통체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주민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해운대에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선다고 한다.
처음엔 귀를 의심했다. 해운대 바닷가를 발전소가 위치한 한적한 어촌 마을로 오해한 것이 아닌가하고...

필자가 살고 있는 마린시티는 바다와 불과 몇 미터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초고층 아파트의 1층 상가는 태풍에 자주 물난리가 발생하지만 대부분 재산적 피해에 그치고 사람들이 크게 다치거나 죽지는 않는다.

지난 2003년 태풍 매미가 영남을 강타했다. 그 때 많은 원목들이 날아서 해안가로 들어온 기억이 생생하다. 100M가 넘는 풍력발전기 블레이드가 강풍에 부러진 뒤 해운대 바다를 둥둥 떠다니다 해안가의 아파트를 강타한다는 것은 상상만해도 끔찍하다. 블레이드는 탄소섬유 등 복합소재로 만든 제품이다. 그 강도의 세기는 원목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환경단체들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원자력발전도 방사능 사고의 위험성 때문에 반대한다.
내가 사는 곳에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원전보다 풍력발전의 블레이드가 아파트를 강타할 확률이 수백 배는 높을 것이다.
태풍에 부러진 블레이드를 건지려면 바람이 잠잠해진 이후에는 가능하다. 일반 어선으로는 100m가 넘는 블레이드를 운반할 수 없을 것이다.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펴랬다.
인근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일조권 침해로 소송에 들어간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산권이 침해됐기 때문이다.

해운대 바다는 어업인들만의 바다는 아니다. 대한민국의 어떤 바다보다 어업의 비중이 작은 곳이다. 해운대 해안가의 부동산 가격이 천문학적인 것은 해운대에서 고기가 잘 잡히는 황금어장이기 때문이 아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기반을 둔 브랜드 가치 때문이다. 그런데 그 바다 한 가운데 흉물스러운 풍력단지가 들어선다고 한다.
지금은 해상풍력이 보편화되지 않아 그것을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들도 있겠지만 수십 년 후 우리나라도 유럽의 바다처럼 곳곳에 해상풍력이 들어서면 관광이 아니라 경치를 해치는 흉물단지 취급을 받을 것이다.

사업자는 전기 생산을 주장하지만 해운대 인근 기장에는 원자력발전소가 수두룩하다. 기장군과 해운대는 원자력 발전소로 인한 위험은 비슷하지만 기장군이 매년 많은 지원을 받는 반면에 해운대는 그 돈을 한 푼도 받지 않는다.
국가 전력 산업을 위해 그 만큼 희생했으면 됐지 또 다시 해상풍력발전 단지로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해운대에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필자는 말하고 싶다. 해운대 해상풍력 단지를 추진하는 지윈드스카이(주)(대표 이용우)는 마린시티를 비롯한 해운대의 고층 아파트 부동산 하락과 생명의 위험성에 대해 보상해줄 충분한 돈이 있으면 추진해보길 바란다. 어업인들에게만 보상하는 것은 해운대를 어촌 마을로 격하시키는 것이고 해운대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이번 태풍 마이삭이 해운대를 강타할 때 일부 고층 아파트 주민들은 집이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 태풍 때 풍력발전기에서 부러진 블레이드가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닌다는 소리가 들릴 때 바닷가 옆 아파트 주민들의 공포심은 더 높아질 것이다.
해상풍력발전이 들어서면 그 공포심은 인근의 원자력발전소를 능가할 것이다.

625 사변 때도 잠시나마 장병들의 휴양처가 되었던 곳이 해운대다. 지금은 대한민국을 넘어서 전 세계인의 휴양처가 되고 있다.
개인이나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해 희생시키기에는 해운대는 특별한 곳이다.
지윈드스카이에서는 전력산업을 주장하지만 필자가 파악한 이용우 대표의 지금까지 살아온 길과 전공을 보면 에너지산업과는 전혀 관계없는 삶을 살아왔다. 오히려 부동산으로 돈을 번 것으로 알고 있다.
필자를 비롯한 우리 주민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해운대의 환경을 파괴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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