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승인 제품에 검수도 허술...얼룩진 충전기 사업
대영채비 대구에 충전기 '꼼수' 납품
사업주관 대구환경공단 대충 확인
조달청은 미인증 제품 우수조달 지정
작성 : 2020년 11월 11일(수) 14:47
게시 : 2020년 11월 12일(목)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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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받지 않은 AC3상 플러그(왼쪽)와 형식승인 받은 플러그(오른쪽). 인증 받은 제품에는 필증 스티커가 붙는다.

올해 대구시 전역에 보급됐던 전기차 공용충전 인프라 구축사업에 미인증 충전기가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을 진행한 대구환경공단은 제품을 제대로 검수하지 않았으며 조달청은 형식승인에 대한 이해 없이 미인증 충전기를 우수조달제품으로 지정하고 있었다.

지난 10일 본지 취재 결과 대구환경공단은 지난 7월 진행한 ‘2020년도 전기차 공용충전인프라 구축사업’에서 형식승인이 되지 않은 대영채비의 전기차 충전기를 대구 전역에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인증 충전기는 대구 지역 행복복지센터에 설치됐으며 두류3동, 내당4동, 신당동 등 3곳에서 확인됐다.

이 사업은 대구환경공단이 대구시 전역에 17기의 급속과 완속충전기 설치를 목적으로 진행했다. 당시 수요기관인 대구환경공단은 우수조달제품으로 대영채비의 충전기를 선정했으며 대영채비는 약 4억7800만원 규모의 제품을 납품했다.

대영채비는 2019년 충전기의 경우 인증이 필요 없는 것을 이용해 미인증된 부품을 껴 넣는 방식으로 제품을 납품했다. 제조 일자가 2019년 12월인 제품에 형식인증이 필요한 전력량계(2020년 5월), 변류기(2020년 9월) 등 부품을 넣은 것이다.

올해 1월 1일 이후 제조되거나 수입되는 전기차 충전기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계량에 관한 법률’ 제14조 등에 따라 형식승인을 받아야 한다. 전력 계량 오차율을 1% 이내로 줄여 성능 신뢰도를 높이려는 조치다.

대영채비 충전기의 ‘꼼수’ 납품은 한 전기차 충전기 커뮤니티에서 발각됐다. 최근 설치된 대구시 행복복지센터 충전기 사진에 ‘형식승인 필증’이 없는 것을 의심스럽게 여긴 시민이 제보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형식승인은 정부가 국민이 전기차 충전 성능을 신뢰하고 편리하게 하려고 도입한 제도”라며 “모든 업체가 인증할 때 2000여만원과 검교정 시 300만~500만원 정도를 들여가며 정부 제도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영채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상황으로 중국에서 들어와야 하는 부품이 연기되는 문제가 발생했고 납품기일이 다가와 어쩔 수 없이 올해 (미인증) 제품을 사용하게 됐다”며 “올해 시행된 규제에 코로나 상황이 겹쳐 업계가 다들 어려운 실정이며 특히 대구지역은 일찍부터 제품 조달에 곤란함을 겪었다”고 한탄했다.

사업 주관기관인 대구환경공단에서는 제품 검수를 정확히 하지 않은 것도 확인됐다. 대영채비가 미승인 부품을 넣었다 하더라도 운영 전 검수를 통해 형식승인 인증 확인을 할 수 있었지만 부실한 검수 탓에 놓치고 말았다. 대구환경공단은 “조달청 우수조달제품이라 겉에 붙어 있는 제조일자와 리스트만 확인했다”며 “시설은 아직 시범운영 중이며 문제가 되는지 인증기관에 문의한 상태다. 결과를 보고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조달청은 올해부터 적용된 전기차 충전 형식승인 규정을 알지도 못하고 있었다. 새로운 규정에 대한 인지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 4월 승인되지 않은 부품이 들어간 대영채비 충전기를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한 것이다. 정보 갱신이 미흡한 상황에서 우수조달로 사업이 진행됐기에 미인증 충전기 설치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철 기자 기사 더보기

ohc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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